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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년 희망을 찾아서] <3> "낯선땅 두렵지만 꿈이 있잖아요"
입력2005.01.02 16:38:24
수정
2005.01.02 16:38:24
일자리 찾아 미국으로 가는 김주희·홍성현·강나미씨<br>호텔·리조트서 조리사등 인턴사원 노크<br>"경력 쌓은뒤 국내호텔 꼭 취업" 당찬 포부
| 미국 호텔과 리조트에서 인턴사원으로 근무할 예정인 강나미(왼쪽부터), 홍성현, 김주희씨가 을유년 새해 힘찬 도전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호재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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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가고 싶어 전부를 걸고 준비했어요. 홀로 낯선 곳에서 일하는 게 두렵기도 하지만 희망은 내 손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을 겁니다.”
젊은층 일자리 찾기가 국제통화기금(IMF) 때보다도 더 어렵다지만 청년의 도전정신으로 외국에서 자신의 미래를 찾는 젊은이들이 있다. 미국 유명 호텔과 리조트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하기 위해 태평양을 건너는 김주희(31)ㆍ홍성현(29)ㆍ강나미(22)씨. 미국행을 결심한 동기와 원하는 것은 모두 다르지만 새로운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의 눈빛은 모두 자신감에 넘쳤다.
93학번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5년 넘게 사회생활을 하다 2003년 세종대 호텔경영학과에 편입한 김 씨. 그는 “서른이 넘은 여자가 대학 졸업 후 전공을 살려 일자리를 갖는 게 한국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미국에 가고자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호텔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에 서른이 다 돼 대학에 편입했지만 그녀가 헤쳐가야 할 현실은 기대와 너무 달랐다.
3차례의 전화 인터뷰 끝에 인턴자격을 따낸 그녀는 미국과의 시차 때문에 심야 또는 새벽시간에 치러진 면접시험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1년간 버지니아주의 하얏트호텔에서 근무하게 됐지만 그에 앞서 다른 업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탈락한 뒤엔 매우 상심했다고 한다.
김씨는 “기말고사 기간에 언제 걸려 올지 모르는 전화를 기다리느라 속이 타 들어 가기도 했지만 미국에서 쌓은 인턴 경험을 경력으로 인정 받아 나이로 인한 차별을 이기고 국내 호텔에 꼭 취업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이야기했다.
캘리포니아주 르네상스호텔에 인턴 조리사로 취업하는 홍씨는 자신의 경력을 넓히기 위해 미국행을 선택했다. 서울보건대 조리학과를 졸업한 뒤 에버랜드, 아워홈 등 대기업 계열 단체급식업체에서 3년 넘게 조리사로 일했지만 원하는 경험을 쌓지 못했다. 그는 “한꺼번에 수백ㆍ수천명분 식사를 준비하다 보니 내 실력이 정체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며 안정적인 직장에 사표를 던진 이유를 설명했다.
홍씨는 대학 1학년때부터 조리 분야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과 학비를 벌어온 일 벌레 스타일이다. 그는 “하루에 18시간을 일하기도 하며 열심히 앞만보고 달려왔다”며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본고장에서 18개월동안 서양 요리를 배우고 영어실력도 쌓고 싶어 어려운 결심을 했지만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이들 가운데 가장 어린 강씨는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이다. 아르바이트도 거의 해보지 않은 그가 2학년 과정을 마친 뒤 해외 인턴에 도전하겠다고 하자 부모는 물론 친지들도 다 놀랬다고 한다. 뉴멕시코주 버메조 파크에서 일하게 된 그는 “졸업하고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 미리 경험을 쌓고 싶다”고 말했다. 강씨는 “낯선 언어로 얼마나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 지 걱정도 되지만 그곳도 사람 사는 곳 아니냐”며 어려움을 이겨내겠다고 입술을 굳게 물었다.
괜찮은 일자리 얻기가 점점 힘들어지면서 해외 취업의 문을 두드리는 구직자들은 지난 1~2년새 급증했지만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는 이들은 많지 않은 게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나 이들은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필요한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쉽게 좌절하지 않고 도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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