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유통산업 세계가 좁다] '현지화 마케팅' 잰걸음

"시장 넓혀야 산다" <br>남미로… 유럽으로…


글로벌 소비재시장에서는 이른바'3의 법칙(Rule of three)'이 통한다. 업계의'넘버 원'이 이익을 독 점하고 2위는 약간의 이익을 가져가며 3위가 되면 항상 존립에 위협을 받는다는것. 소매유통, 식품, 문구 등 산업계 전반에 걸쳐 수십년 동안 변하지 않았던 법칙이다. 하지만 이같이 업계 상위 3사로 시장이 집중되는 현상도 글로벌 금융위기와 소비패턴 및 시장변화로 급격히 바뀌고 있다. 경기침체를 견뎌내고 살아남은 강한 기업들이 불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추락한 패자 들의 이익까지 모두 차지하는'승자독식(Winner takes all)'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유통ㆍ식품ㆍ화장품 등 국내 소비재 관련기업들 이세계인의 구미에 맞는 신제품을 개발하고 세계로 시장을 넓히고 있는 것도 승자대열에 합류하기 위한 생존전략이다. '현대마케팅의 대부'로 불리는 필립 코틀러시카 고노스웨스트대 석좌교수는"기업의 생존에 가장핵 심은 상품의 차별화"라고 말했다. 기업 전문가들은 차별화의 성공 열쇠로 마케팅과 제품의 혁신성을 꼽고 있다. 소비스타일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혁신은 기업의 무기가 된다. 세계적인 캐주얼 의류브랜드인 일본의 유니클로는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입고 싶은 패션'으로 소비자 들로부터 각광받는 대표적인 고속 성장기업이다. 세계경영 연구원은 "적은 품목을 대량 생산하고 대량 소비를 이끈 혁신이 유니클로의 성공요인"이라고 분석 했다. 유니클로는 디자인, 생산, 판매까지 직접 관리 하는 SPA(제조자 판매의류전문점)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특히 중국 등 해외공장에서 생산하면서 소비자들이 의심할 수 있는 품질 문제를 철저한 관리ㆍ 감독으로 통제 하는데 성공했다. 또 티셔츠, 청바지, 니트 등으로 품목을 한정시켜 재고량을 크게 줄이고 있다. 유니클로는 올해 1,000억엔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고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품과 품질의 혁신을 일궈냈어도 판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다면 국내 메이저에 머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세계시장으로 영업 외연(外延)을 넓히는 것이 관건이다. 유니클로도 일본 자국내 소비자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이를 발판으로 세계시장 트렌드를 주도한 것이 성장동력으로 작용했다. 세계적인 명품'구찌'는1900년대 중반까지 이탈리아 상류사회내에서만 명성 을얻는 수준에 그쳤지만 2차 세계대전 시기를 도약의 발 판으로 삼아 세계적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2차대전이 후 부족한 가죽 대신 저렴 한 캔버스천을 이용한 구찌의 가방이 세계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이가 속화됐다. 명품 구두의 대명사'페라가모'도 헐리우드를 통해 좁은 이탈리아 시장을 뛰어넘은 대표적 브랜드다. 1940년대 이후 잇따라 새로운 디자인 상품을 내놓은 페라가모는 미국 헐리우드 여배우들의 영화소품용 구두를 제작해 세계 상류사회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면서 명품명가로 우뚝 섰다. 전문가들은 세계경제가 과거 흐름과 다르게 빠르게 지역화와 보호무역화되고 있는 만큼 해외사업 초기부터 세계화에 충실한 전략을 마련하는게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해외시장에 발을 들여놓기에 앞서 초기부터 세계시장 진출을 목표로 현지 소비자의 정서와 기호에 맞는 브랜드를 개발하고 현지화 마케팅에 올인하는 것이 세계화의 성공 키워드인 것이다. 대형유통사를 비롯해 패션ㆍ식음료ㆍ화장품 등 국내 소비재 대표기업들도 세계화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농심ㆍ롯데제과 등 식음료업체들은 아시아 지역을 넘어 미국 및 남미로 마케팅 영역을 넓히고 있으며 일부 업체들은 글로벌 제과업체 인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에 세운 현지법인의 영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서 해당 지역에서 두자릿수 성장세도 지속되고 있다. 화장품은 동남아지역에서 폭발적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 화장품시장에서는 국내 브랜드 점유율이 70%에 육박한다. 중저가 제품이 선전하고 있는 동남아 지역은 물론 최근 미국뉴욕과 유럽지역 주요도심지 거리에서 국내 고가 화장품 브랜드 매장을 찾는 여인들을 종종 마주치게될 정도로 화장품도 세계화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도 중국시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베트남 등 동남아지역과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지역까지 점포를 세우고 있다. 특히 국내 점포부지 확보난과 시장포화를 타개하기 위해 해외 출점에 적극적이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소형 가전및IT제품들도 그동안 벽이 높았던 북미 및 유럽지역의 문턱을 속속 넘어서는 등 해외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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