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초·요구르트 마시면… 놀라운 효과
지방간 술 못마신다고 안심 마세요서구화된 식습관·비만인구 증가로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크게 늘어유산소 운동으로 과체중 방지… 담즙산 약물복용도 예방에 효과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sdw@sed.co.kr
직장인 윤모(38)씨는 술은 입에 대지도 않는다. 어지러이 핑 도는 기분도 싫고 무엇보다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다. 비교적 건강하다고 자부하던 윤씨는 지난달 직장 건강검진에서 '지방간'이라는 판정을 받고 화들짝 놀랐다. 의사에게 "술 한 방울 안 마시는 내게 지방간이 왠 말이냐"고 푸념했지만 윤씨처럼 술이 원인이 아니라도 지방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특히 비만인구가 늘고 식생활 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술이 원인이 아닌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직장인들이 식생활 습관 개선 및 간 건강 관리제 복용 등의 노력을 통해 간 건강관리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비율 높아져=조용균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건강검진 자료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방간 환자 중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차지하는 비율의 경우 지난 2003년 14.3%에서 2009년 24%로 10%포인트가량 증가했다. 7년 새 100명의 지방간 환자 중 14명이던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24명꼴로 증가한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비만인구 증가로 인해 20~30대 젊은 성인 남녀, 폐경 이후의 여성에게도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발생 비율이 높아졌으며 50~60대로 갈수록 유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많이 먹지 않는 사람의 간세포에 몸에 해로운 중성지방이 다량 축적되는 질환으로 미국에서는 만성 C형간염보다 유병률이 높은 흔한 질환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알코올성 지방간에 비해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지질이상, 비만 등 만성질환의 동반 빈도가 2%에서 7%까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당뇨병∙고혈압∙대사증후군과 같은 만성질환의 발병 및 질환을 악화시키므로 다각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간세포에 지방이 침착되고, 파괴되며, 염증세포가 침윤된 증상이 나타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원인만 다를 뿐 알코올성 지방간과 증상은 거의 같다.
내과 전문의인 김범수 대웅제약 상무는 "간염 등 바이러스성 간질환은 줄었지만 음주∙비만∙당뇨병 등의 증가와 맞물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점차 늘고 있다"며 "특히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당뇨병∙고혈압∙대사증후군 같은 만성질환 발병과 악화에 관여하는 원인질환으로 인식하고 다각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유산소 운동 꾸준히 하고 담즙산 약물 복용을=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나타나는 주요 원인은 서구화된 식습관이다. 기름진 음식과 육류 섭취 등으로 나타나는 비만∙당뇨∙고지혈증 환자에서 유발된다. 일본 고치대 의학부의 한 보고에 따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75% 이상이 비만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예방하고 치료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우선 식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간 건강에 도움이 되는 담즙산 성분의 약물을 꾸준히 복용할 것을 추천한다.
걷기∙수영 등 체내 지방을 태워줄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을 주 3회 이상 꾸준히 하고 과체중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식초를 하루 15㏄정도 마시거나 유산균 제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식초에 함유된 초산이 갈색지방 세포를 자극, 간에 축적된 과잉지방을 태워준다. 또 장에 있는 좋은 유산균은 끊임없이 초산을 만들어줘 비만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유산균 제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
지방간 증상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려면 담즙산 성분인 '우루소디옥시콜린산(UDCA)' 성분의 약물을 저용량(50㎎)으로 매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 담즙산은 체내에서 생산되기도 하지만 양이 부족할 경우 인위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UDCA는 간에서뿐 아니라 혈관에 끼는 지방도 제거하며 복부지방도 제거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철 이유 없이 피곤하다면 지방간을 의심해볼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늘고 있는 만큼 유산소 운동과 간 건강 관리제 복용 등을 통해 간 건강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한다. 서울경제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