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주식시장의 모습이 심상찮은 듯 하다. 상하이 및 심천 주식시장은 4월 초 이래 10주 연속 하락하면서 양 시장 모두 20% 이상의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중국 증시의 폭락세가 중국과 연관을 맺고 있는 동아시아 주식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중국증시 하락의 원인으로는 크게 다섯 가지를 들 수 있다. ▦먼저 지난 해 말부터 본격화된 중국 정책당국의 긴축정책 영향을 주식시장이 받기 시작한 것을 들 수 있다.
▦두 번째는 시장 미성숙에 따른 ‘양 떼 현상’을 지목할 수 있다. 일부 기관투자자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면서, 대부분의 시장 참가자들이 모방하려는 행동을 취한 것이 비이성적인 투매를 촉발시킨 측면을 부인할 수 없는 듯 하다.
▦세 번째는 심천에 생기는 중소기업 2부시장이 신규 공급물량을 늘려, 시장의 수급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네 번째는 중국 정책당국이 무차별적인 외화유입을 차단하고 통화 공급량을 조절할 목적으로 시행하려는 투자적격 내국인 기관투자자(QDII)제도가 결국 중국 기관투자자금의 해외 유출로 연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성장한 일부 그룹, 특히 더롱(德龍)그룹 계열사의 주가 폭락사태가 스캔들로 번지면서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증시의 전망은 그리 어둡지 만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먼저 악화됐던 수급기반이 다시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지난 6월 23일 중국 보험감독위원회는 보험자금의 중국 증시 유입을 언급하며 그 실시 방안이 언제든지 구체화될 수 있다고 밝혔으며, 그 규모는 500억 위앤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상하이 A주 시장의 8일 거래대금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로 증시에 상승 모멘텀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더욱이 6월까지 투자적격 외국인 기관투자자(QFII)자격 요인이 다시 완화되면서 차타드은행 홍콩지점 및 일본 일흥자산관리공사가 주식 직접투자 자격을 취득함으로써 이런 기대심리를 강화시키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난 200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매력적인 주가 수준이 시장의 추가 하락을 막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이런 중국증시의 전망 개선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에 만연한 비관론을 조금이나마 씻어줄 호재로 판단된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