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은 1일 "다국적기업의 가격조작 시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다국적기업 가격동향 모니터링시스템을 구축하고 7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동안 다국적기업들은 본사의 이전가격 정책이라는 명분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가격조작을 시도해 이윤 극대화를 꾀해 왔다.
관세율이 높은 물품을 저가로 수입 신고해 관세를 탈루하거나 자유무역협정(FTA) 등 무관세 품목의 수입가격을 고가로 신고해 관세 부담 없이 물품대금 명목으로 외국 관계회사에 거액의 외화를 송금하는 수법이다.
지난 2008년부터 4년간 추징한 관세 1조원가량 중 다국적기업에 대한 추징액이 70%(7,013억원)를 차지할 정도로 탈루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실제 통신기기 수입업체인 A사는 관세율이 0%인 통신기기를 수입하면서 수입가격을 3배나 인상해 신고하다 올해 초 관세청에 적발됐다.
조사결과 A사는 인상차액 수천억원을 외국에 송금하는 방식으로 국부유출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B사는 세율이 높은 사치성 소비재를 수입하면서 의도적으로 수입가격을 낮추는 저가신고 수법으로 수천억원의 관세를 탈루하다 덜미를 잡혔다.
관세청은 다국적기업을 대상으로 회계 공시 자료, 수출입 및 외환거래 자료, 해외 관계회사 정보 등을 기초로 모니터링하고 가격조작 징후가 발견되면 추가 정밀분석을 거쳐 기업조사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