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호텔 분양 광고의 허와 실-전경돈 세빌스코리아 대표


지하철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분양형 호텔 광고는 매달 200만원을 내 통장에 꼬박꼬박 꽂아 준다고 유혹한다. 그렇다면 과연 그 수십퍼센트의 투자 수익률과 200만원이라는 숫자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한번은 필자도 어떻게 이런 수익이 가능한가해 유심히 살폈으나 광고 어디에도 근거는 없었다. 대신 '확정' '보장'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만 광고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자세히 보면 '투자금 대비 수익률' 혹은 '1년 동안'이라는 문구가 아주 작은 글씨로 쓰여 있다.


이 말은 결국 다음과 같다. 투자금은 저금리를 활용한 대출금으로 대부분 충당하고 실제 자기 돈은 투자금의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 소위 말하는 '실투자금'이 자기 돈이다. 하지만 광고에서 이야기하는 높은 수익률은 대출 이외의 자기 투자금에 대한 이자를 말하는 것이므로 호텔의 영업수익과는 상관없는 수익률이다. 그리고 모델하우스를 방문하면 받을 수 있는 좀 더 자세한 광고는 하나같이 예상 투숙률을 근거 없이 너무 높게 잡고 객실 요율도 해당 지역 성수기의 최고급 호텔을 기준으로 책정하는 등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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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처럼 위험한 상품에 투자하고자 하는 투자자라면 최소한 다음 몇 가지 사항을 명심해야 한다. 첫째, 정확한 수요 예측이다. 호텔은 철저히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수익을 내기 때문에 어떤 상품보다 수요예측이 정확하게 이뤄져야 한다. 투자대상인 호텔의 수요예측이 정확한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광고하는 호텔이 전문적인 노하우와 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한 운영 전략을 갖췄는지 전문 운영사가 참여했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둘째, 환대(hospitality) 산업이라는 특수 비즈니스를 이해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특정 호텔에서 불친절한 직원을 만났던 경험이 있다면 두 번 다시 그곳에는 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 호텔은 투숙객을 대하는 직원들의 자질과 이를 개발하는 교육 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가 무엇보다 중요한 사업이다. 일반 투자자들은 이런 호텔업의 특성을 세세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운영 노하우를 갖춘 전문 운영사의 존재가 중요하다. 셋째, 부대시설의 존재 여부다. 호텔은 전시 및 국제회의(MICE·마이스) 산업의 일부이다. 분양형 호텔은 대부분 부대 시설이 없거나 비중이 매우 작다. 단순 여행객만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호텔은 광고에서 보여주는 높은 투숙률을 절대 기대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기본 객실 외에도 다양한 부대시설이 있는지 운영계획에 해당 시설을 바탕으로 한 고객 유입률 등이 고려돼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호텔은 초기 투자 비용도 많고 직원들의 인건비도 많이 들며 정기적으로 가구와 인테리어 등에 재투자가 필요하다. 그만큼 복잡한 비즈니스다. 그렇기 때문에 오피스텔이나 상가를 분양 받듯이 광고에 적힌 수익률에 현혹돼 호텔에 투자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호텔 투자시에는 수익률에 현혹되지 말고 입지·규모·부대시설·운영사, 그리고 무엇보다 현실적인 현금흐름을 계산해보고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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