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2020년 세계 15위 항공기업 향해… 비상하는 KAI

한국형 전투기서 민·군용 헬기사업까지 미래 먹거리 확보

올 수주 10조원 넘어… 수출도 늘어 2분기 영업익 78% 껑충

지난 3월 말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건군 이래 최대의 무기 도입 프로젝트로 평가 받은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사업에서 '1등 민간 항공사'인 대한항공을 물리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오는 9월께 정부와의 정식 계약 절차가 남았지만 개발 비용만도 8조6,000억원이 넘는 대형 프로젝트로 KAI는 항공기 개발 경험과 기술력 등에서 경쟁사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계약이 예정대로 완료되면 KAI의 올해 수주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하게 된다. KF-X 외에도 민·군용헬기 동시 개발 사업 등 다양한 차세대 먹거리를 착실하게 확보한 KAI는 올해 매출 3조원은 물론 '2020년 세계 15위권 항공기업 도약'이라는 장밋빛 목표까지 세우고 있다.

KAI가 27일 내놓은 2·4분기 실적을 보면 이 같은 목표가 허황된 것임을 보여준다.

KAI는 이날 올 2·4분기에 매출 6,790억원, 영업이익 77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전체로는 매출 1조3,000억원, 영업이익 1,336억원의 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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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78.4%나 뛰어오른 수치다.

KAI의 올해 실적이 이처럼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은 수출 규모 확대의 영향이 크다.

다목적 고등훈련기(FA-50)의 인도네시아·필리핀 수출, 에어버스·보잉사 등에 공급하는 기체구조물 물량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전체 수출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5,234억원에서 올해 7,829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전체 매출 가운데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45%에서 60% 수준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이 같은 당장의 수출 확대보다 고무적인 것은 KAI가 미래 성장 동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며 사업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는 점이다.

KF-X 개발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AI는 지난달에는 산업통상자원부·방위사업청과 계약을 체결하고 세계 최초로 민·군용헬기를 동시에 개발하기로 했다.

장기 국책사업인 이 프로젝트는 개발 비용만도 1조6,000억원이 소요되며 23조원의 경제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KAI의 한 관계자는 "해외시장 개척과 차세대 먹거리 확보로 2020년에는 매출 10조원, 세계 15위권의 항공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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