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께 정부와의 정식 계약 절차가 남았지만 개발 비용만도 8조6,000억원이 넘는 대형 프로젝트로 KAI는 항공기 개발 경험과 기술력 등에서 경쟁사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계약이 예정대로 완료되면 KAI의 올해 수주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하게 된다. KF-X 외에도 민·군용헬기 동시 개발 사업 등 다양한 차세대 먹거리를 착실하게 확보한 KAI는 올해 매출 3조원은 물론 '2020년 세계 15위권 항공기업 도약'이라는 장밋빛 목표까지 세우고 있다.
KAI가 27일 내놓은 2·4분기 실적을 보면 이 같은 목표가 허황된 것임을 보여준다.
KAI는 이날 올 2·4분기에 매출 6,790억원, 영업이익 77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전체로는 매출 1조3,000억원, 영업이익 1,336억원의 실적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78.4%나 뛰어오른 수치다.
KAI의 올해 실적이 이처럼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은 수출 규모 확대의 영향이 크다.
다목적 고등훈련기(FA-50)의 인도네시아·필리핀 수출, 에어버스·보잉사 등에 공급하는 기체구조물 물량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전체 수출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5,234억원에서 올해 7,829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전체 매출 가운데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45%에서 60% 수준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이 같은 당장의 수출 확대보다 고무적인 것은 KAI가 미래 성장 동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며 사업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는 점이다.
KF-X 개발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AI는 지난달에는 산업통상자원부·방위사업청과 계약을 체결하고 세계 최초로 민·군용헬기를 동시에 개발하기로 했다.
장기 국책사업인 이 프로젝트는 개발 비용만도 1조6,000억원이 소요되며 23조원의 경제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KAI의 한 관계자는 "해외시장 개척과 차세대 먹거리 확보로 2020년에는 매출 10조원, 세계 15위권의 항공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