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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029780)가 내년 빅데이터와 핀테크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 중장기적인 경쟁력 끌어올리기에 나선다.
삼성카드는 내년 빅데이터(디지털 시대에 방대하게 생성되는 자료)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알고리즘'을 마케팅 전 분야로 확대 적용하고, 보다 정교한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갖춰나갈 계획이다.
스마트 알고리즘이란 성별·연령 등 인구 통계학적 고객 분석을 벗어나 고객이 주로 사용하는 업종·장소·시간 등 314개에 달하는 카드결제 연관 변수를 활용하는 빅데이터 분석 방법이다. 고객의 성향을 정확하게 파악해 소비활동을 예측 가능하도록 추출해 내기 위해 개발한 삼성카드 고유의 분석법이다.
삼성카드는 지난 4월 카드업계 최초로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별로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는 CLO(Card Linked Offer·카드와 빅데이터를 결합한 서비스)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고객이 자신에게 제공되는 혜택 중 미리 원하는 사항을 선택하면, 해당 가맹점 결제시 자동으로 혜택이 반영된다. 이용자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즉시 적용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카드는 카드에 빅데이터를 접목하는 서비스를 가장 먼저 선보인 데 이어 관련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월 해외 빅데이터 비즈니스 솔루션 부문 최고 전문가로 활약해 온 이두석 전무를 신규 영입하고 빅데이터 마케팅 전담 조직을 확대했다. 삼성카드는 내년 기존 빅데이터 분석법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버즈(SNS에서 언급된 횟수, 화제의 척도량) 등 다양한 비정형 데이터도 알고리즘 변수로 도입할 계획이다. 더불어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아멕스(AmEx)처럼 CLO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도 구축한다.
삼성카드는 빅데이터 분석기법을 활용한 '숫자카드'를 내년 주력 상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2011년 말 숫자카드를 선보인데 이어 지난 3년 간 고객들의 모바일 결제 및 해외 직접구매가 늘어나자 새로운 트렌드를 활용해 두 번째 버전을 내놓았다. 삼성카드는 지난달 스마트 알고리즘 체계를 통해 314개의 변수를 7가지 소비 성향으로 단순화하고 각 성향에 맞는 7종의 상품을 출시했다. 숫자카드는 20대·30대처럼 단순히 연령이나 성별에 따라 구분하는 방식과 달리 빅데이터를 활용한 차별적인 상품이다. 이두석 삼성카드 BDA실 전무는 "내년에는 빅데이터 분석 노하우가 삼성카드의 수익성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금융업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핀테크(금융과 기술의 합성어)와 간편결제 사업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카드업과 시너지가 기대되는 신기술 및 신결제 기업을 발굴하고 전략적 제휴나 신규 투자를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며 "아이디와 비밀번호 만으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공인인증, 자동응답시스템(ARS) 인증 등 별도의 절차 없이 결제할 수 있는 간편결제서비스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의 사업 모델에 매력을 느끼고 주식을 매수하는 투자자라면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빅데이터 활용은 내년 투자 테마에 부합하기 때문에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단기적인 실적 향상을 기대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가치를 내다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빅데이터·핀테크 등 내년 사업이 주가에 당장 긍정적으로 반영되기는 어렵지만 최근 개선되고 있는 실적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카드가 취급액을 늘리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금리 하락에 따라 조달비용을 줄이고 있어 내년 실적 향상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삼성카드는 복합할부금융 부문에서 약 1조3,000억원으로 가장 많은 취급액을 기록 중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계열사 지분 매각으로 벌어들인 일회성 수익을 빼면 삼성카드의 올해 실질적인 경상이익은 2,970억원"이라며 "내년에도 취급액이 증가하고 금리 인하로 조달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나면서 내년 경상순익이 올해보다 7%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