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결산에서 조(兆)단위의 적자가 예상되는 선발 시중은행들이 적자폭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연체이자 회수에 비상을 걸었다.특히 지난 10월중엔 이들 은행이 만기가 지나도록 회수하지 못한 연체금이 총 14조8,000억원을 웃돌고 가계대출 연체만 해도 1조8,000억원에 육박하자 각 은행들은 결산을 앞둔 한달여 동안 연체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들 6대은행은 올 연말 결산에서 1조~2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악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대형은행은 최근 성업공사에 부실채권을 매각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낸데다, 하반기이후 결산기준이 엄격해지면서 추가로 쌓아야 할 대손충당금이 불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구조조정 이후 한층 심각해진 실업사태와 가계소득 감소로 인해 6대 은행들이 회수하지 못한 연체금은 10월 말 현재 총 14조8,010억원로 지난달에 비해 9,000억원 이상 늘어났다. 가계대출에서 발생한 연체금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10월말엔 1조7,832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이들 은행은 연말까지 연체관리를 대폭 강화, 조금이라도 적자 규모를 줄이려 하고 있다. 연체 고객에게 수시로 독촉전화를 거는 것은 기본이고, 추가로 담보나 보증인을 요구해 연체이자 상환을 위한 신규 대출을 내주는 등 연체정상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선발은행의 한 여신담당자는 『어차피 대규모 적자는 피할 수 없지만 조금이라도 규모를 줄이려면 연체 회수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며 『연내 리스사에 대한 여신이 회수될 조짐이 있고 연체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므로 앞으로 연체금이 상당규모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스사에 대한 여신이 특히 많은 조흥은행의 경우 무려 9,500억원에 달하는 리스사 여신때문에 연체율이 4%포인트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선발은행 관계자는 『본래 결산을 앞둔 6월과 12월에는 연체관리가 강화돼 연체비율도 다른 기간에 비해 뚝 떨어진다』며 『올해는 적자에 대한 부담이 어느 때보다 큰 만큼 은행들이 연체 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신경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