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업체들의 수출이 탄력을 받고 있다. 현재 국내 병원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주요 의료기기들은 GE,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은 특화 된 의료기기를 개발해 오히려 수출에 나서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씨유메디칼, 티에스메디텍, 누가의료기, 코메드 등은 최근 대규모 수출계약 등을 체결하거나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 씨유메디칼은 최근 대우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자동제세동기를 일본에 대거 공급키로 했다. 올 연말에 우선 2,000대를 공급하며 내년부터는 월 1,000대씩 총 1만2,000대를 수출하게 된다. 이는 약 150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올 예상매출 65억원의 2배가 넘는 것이다. 자동제세동기는 심장마비를 일으킨 환자의 가슴에 전기패드를 부착시켜 일정량의 전기충격을 심장에 가하도록 하는 기구. 씨유메디칼은 아시아 기업으로는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으며 지난 8월 일본에서 판매 승인을 받았다. 이수랑 씨유메디칼 상무는 "자동제세동기는 개인이 쉽게 사용할 수 있어서 공공장소에 설치, 갑작스럽게 심장마비가 발생한 환자를 치료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이어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 판매를 위해 신청한 FDA 승인이 내년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미국 수출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티에스메디텍은 음파진동운동기를 개발,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최수호 티에스메디텍 상무는 "지난 11월 독일에서 개최된 세계의료기기전시회에서 음파진동운동기가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수출계약을 체결을 할 수 있었다"면서 "내년에 스위스, 프랑스 등 유럽지역으로 30억원 규모로 제품을 공급하게 된다"고 말했다. 30억원의 수출계약은 티에스메디텍의 지난해 매출인 10억원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기존의 진동운동기는 대부분 회전진동모터방식으로 개발돼 소음, 부품마모 등의 문제가 있었지만 음파진동운동기는 스피커의 원리를 응용, 음파를 통해 사용자가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이다. 음파를 활용하기 때문에 세기를 미세하게 조절 할 수 있어 통증완화, 재활치료 등에 적합한 제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티에스메디텍은 진동운동기 뿐만 아니라 음파진동침대, 음파진동의자 등을 개발해 판매를 준비중이다. 뜸, 마사지, 지압 등이 가능하도록 하는 매트인 온열치료기를 판매하고 있는 누가의료기는 올 들어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최근 3,000만 달러를 돌파, 지난해 2,000만 달러보다 수출이 1.5배 증가한 상태다. 코메드의 경우도 최근 인피니트, 메디슨에코넷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칠레 정부로부터 600만 달러 규모의 대형의료 정보화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김영호 원주단지혁신클러스터추진단 부원장은 "국내 의료기기 시장은 전세계의 1% 수준인데다가 매출 100억원이 넘는 기업이 25개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서도 이들 기업들이 수출을 통해 성장발판을 마련하고 있어, 앞으로 매출 1,000억원이 넘는 기업들이 속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