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층이 두터워졌고 좋은 선수들이 잘 따라준 덕분입니다." 지난 18일 끝난 아ㆍ태 아마추어팀골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을 사상 처음으로 정상에 올려놓은 한연희(49ㆍ사진) 국가대표골프팀 감독은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한 감독은 프로골퍼 출신으로 1988년 최광수ㆍ신용진 등과 함께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테스트에 합격, 이듬해부터 1994년까지 투어에서 활동했다. 1999년 골프 교습가로 방향을 잡았고 이후 박노석ㆍ김대섭ㆍ김경태ㆍ지은희ㆍ최혜용 등 수많은 골프선수를 지도했다. 2004년부터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그는 '사상 최초' 기록들을 쏟아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남녀 개인ㆍ단체 등 4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했고 그해 세계아마추어팀선수권에서는 역대 최고 성적인 5위까지 올랐다. 최근 아ㆍ태선수권 우승 역시 최초였다. 지도력의 비결이 궁금했다. "무엇보다 선수를 대할 때 성향에 맞게 지도합니다. 골프에서는 심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부진한 선수에게는 자신감을 키워주고 조금 우쭐해 하는 선수는 자제시켜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합숙 훈련이나 대회 때 꾸준히 체크해 둡니다." 첫 경기인 출신 감독인 그는 선수의 심리를 파악하는 데 일가견이 있다. "어떤 상황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게 중요하다"는 그는 "경기를 뛰어보지 않고는 세밀한 부분을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제대회를 대비하느라 연간 200일 이상 집을 비우는 그의 시선은 이미 내년 아시안게임(광저우)과 세계아마추어선수권대회(아르헨티나)에 맞춰져 있다. 특히 세계선수권까지 우승으로 이끈다면 메이저급 대회는 모두 우승하게 된다. 그는 "4년 전 김경태ㆍ강성훈ㆍ김도훈으로 팀을 꾸렸을 때 3위 안에 들 기회도 있었다"면서 "체력과 쇼트게임을 강화하면 충분히 정상에 도전해볼 만하다"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골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오는 2016년 올림픽 때는 아마추어 국가대표도 포함시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피력했다. 조기 입문에 따른 문제점에 관해서는 "과할 정도의 경쟁이 골프강국의 원천이기도 하지만 학업을 등한시하는 현실에 책임을 공감한다"고 했다. "학교ㆍ집ㆍ골프장이 인접해 있는 외국과 여건이 다르다"고 전제한 그는 "골프가 국가 브랜드가 된 만큼 정부 차원에서 골프특성화 중ㆍ고등학교 건립을 활성화하면 좋을 것"이라며 대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