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예술감독과 9개월째 힘겨루기를… 왜
박원순 vs 정명훈… 서울시향 대표 놓고 9개월째 힘겨루기양측 견해차 못좁혀市 본부장 권한대행예산 방만운영 우려
정승양기자 schung@sed.co.kr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이사 자리를 놓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9개월째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이로인해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서울시향 대표가 무려 9개월간 공석인 상태로 운영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시향은 연간 약 180억원의 예산이 사용되고 있는 국내 클래식악단의 대표주자중 하나다.
18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향에 따르면 서울시향이 김주호 전 대표이사가 지난 2월 24일 임기종료로 물러난 뒤 현재까지 대표이사 없이 9개월째 파행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서울시향을 이끌게 될 대표이사는 예술감독과 호흡이 맞아야 된다고 판단,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과 견해차를 좁히는 조율과정에서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시향의 대표이사는 정명훈 예술감독의 의중이 상당히 크게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문화예술계는 그러나 "서울시향 대표는 서울시장과 서울시향 예술감독의 힘겨루기로 세금을 내는 1,000만 서울시민이 피해를 봐야되는 자리가 아니다"며 대표이사 선임문제를 조속히 결론 내려야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시향 대표는 재단 이사진(2명)과 서울시(2명), 서울시의회(3명)에서 각각 추천한 7명으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가 심사를 거쳐 후보를 정하고 서울시장이 최종 선임하는 절차를 통해 임명된다. 결국 최종 인사권을 가진 서울시장이 정명훈 예술감독과 이견차로 대표이사를 낙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이로인해 현재 서울시향 대표이사 권한대행은 공무원인 한문철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이 맡고 있고, 정명훈 예술감독도 국내보다는 매년 1년 가운데 3분의 2가량을 해외에서 체류하고 있어 서울시향은 지난 9개월간 30대 중반의 여성음악가인 성시연 부지휘자가 총괄해 운영돼온 실정이다. 한해 180억원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서울시향의 예산이 꼼꼼하게 체크되지 못하고 방만하게 사용될 개연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 노출돼왔던 셈이다. 게다가 서울시향은 최근 세종문화회관에 전용연습실까지 새로 건축하고 사무실까지 통째로 이동하고 있지만 이를 총괄할 인사가 없는 불안한 행보를 보여왔다.
문화예술계 한 인사는 "예술계에서 서울시장의 무능이냐, 서울시향 예술감독의 몽니냐를 놓고 논쟁까지 나오고 있다"며 "서울시향 대표가 없어도 되는 자리가 아니라면 조속히 인사를 마무리해야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