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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3위 마저…" 커지는 위기감

■ 쌍용건설 이번주 워크아웃 신청<br>입찰 프로젝트만 19조… 피해 일파만파 번질 듯<br>채권단·쌍용·정부 합심… 유상증자 특단책 필요



쌍용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이 기정사실화하면서 건설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업계 13위의 대형건설사마저 경기침체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휘청거리면서 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자칫 건설산업 자체가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이 와중에 22일 부실채권정리기금이 가지고 있는 쌍용건설 지분(38.75%)을 정부에 현물반환한 자산관리공사(캠코)가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의 해임안을 23일 경영평가위원회에서 의결해 사태가 더욱 난국에 빠져들고 있다.


◇13위 쌍용건설마저…피해 일파만파 번질듯=쌍용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그룹 계열사를 제외하면 가장 덩치가 큰 건설사다. 국내외 현장만 130여곳이 넘고 협력업체도 1,400여개에 달한다.

특히 고난도 토목공사와 고급 건축물 분야에서 해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업체 중 하나다. 현재 진행되는 해외 프로젝트만 3조원에 달하고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를 통과해 본격적으로 입찰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19조원에 육박한다. 지금껏 해외에서 올린 수주가 10조원이 넘는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최근 3년간 해외사업부에서 1,834억원의 이익을 냈고 3,000억원의 유동성을 부실이 많은 국내사업부에 공급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쌍용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이 가져올 파장은 지난 2년간 줄을 이었던 중견건설사의부도와 차원이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업계의 위기가 업계 13위인 쌍용건설까지 무너지게 할 만큼 턱밑까지 차 올랐다"며 "침체가 계속된다면 업계 10위권 이내 대형건설사도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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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따른 대형건설사의 유상증자는 이 같은 건설업계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두산건설이 유상증자와 두산중공업의 현물출자 등으로 1조원의 긴급 자금을 수혈 받은 것이 대표적 사례다.

◇채권단ㆍ쌍용 간 분쟁으로 비화 우려=업계에서는 무엇보다 우선 쌍용건설의 유상증자를 성공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출자전환을 통해 쌍용건설이 위기를 극복해야 업계에 고조되는 위기감을 불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워크아웃 얘기가 나오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오히려 쌍용건설 유상증자 참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불협화음이 일지 않게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은 만만치 않다. 최근 캠코가 김 회장의 해임안을 들고 나오면서 회사 측과 정면충돌하고 있기 대문이다. 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김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 캠코 측 입장이다.

반면 쌍용 측은 회생을 위해서는 김 회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ㆍ싱가포르 경제협력위원장 등을 지내면서 쌓은 화교 인맥으로 해외 수주를 이끌어온 장본인으로 평가되는 김 회장이 퇴진하면 수주 영업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채권단이 당장의 자금회수에 급급해 보유 미분양을 할인판매하도록 압박한 것이 자금난을 겪은 중요한 원인임에도 책임을 김 회장에게만 떠넘기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누구의 잘잘못을 가리기보다 회사를 정상화하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며 "채권단과 쌍용은 물론 정부도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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