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미·액션 시대극 관객몰이 나선다

내달 7일 개봉 김성수감독 '무사''시대극은 어렵다'는 충무로 관행을 깨고 제작된 '무사'가 잇단 시사회를 통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서울관객 200만은 무난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기획ㆍ제작 기간만 5년, 중국 올 로케 촬영, 제작비 70억원, 촬영 횟수 112회,필름 30만자 등 제작 기간에 남긴 화려한 발자취 뿐 아니라 정우성, 안성기, 주진모,중국 여배우 장쯔이 등 호화 캐스팅 그리고 '비트''태양은 없다'를 연출한 `사령탑' 김성수 감독의 조련술 등이 기획초기부터 세간의 관심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흙먼지 휘날리는 대륙의 촬영현장에서 잘 빚어져 구워져 나왔기 때문이다. 한국영화로서는 보기드물게 '글래디에이터'를 능가하는 사실적인 액션과 스펙터클한 볼거리로 2시간30여분의 상영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했다. 액션은 극히 사실적이다. 가차없이 적의 팔ㆍ다리를 자르며 이미 쓰러진 적에게조차 확인사살을 위해 활을 겨눈다. 죽이지 못하면 죽게되는 혼란의 소용돌이속에서 펼쳐지는 액션은 생존을 위한 전투다. 특히 정우성이 대창을 날려 명나라 공주를 구하는 장면에서는 객석에서 박수갈채가 터져나왔다. 이런 사실적인 액션은 시네마스코프 화면에서 더욱 생동감을 갖게한다. 기존의 가로ㆍ세로 1.85:1 비율에서 2.35:1의 비율로 넓어진 시네마스코프화면은 좌우 움직임의 공간을 늘려 시야를 넓게 해준다. 따라서 액션장면은 더욱 역동적이 되고, 로케이션 촬영이 제공하는 파노라마적 볼거리도 풍부하다. 6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고려말 원ㆍ명 교체기의 혼란했던 광활한 대륙이무대. '무사'는 명에 사신으로 갔다가 첩자로 오인받고 사막에 고립된 아홉 명의 고려 무사가 고향땅을 다시 밟기 위해 광활한 중국 대륙의 사막과 황무지, 협곡을 배경으로 고군 분투하는 험난한 여정을 담았다. '고려사'에 1375년 명에 파견된 고려 사신단이 실종됐다고 기록돼 있는 한줄의 역사가 모티브가 됐지만 그 속에 담긴 정서는 동서양을 아우르고 있다. 아홉 명의 무사는 고려 사회의 축소판이다. 고려 부사의 노비이자 창술의 달인인 여솔(정우성)과 사신단을 이끄는 최정 장군(주진모), 활의 명수이자 하급 무사인진립(안성기), 충성스런 부관인 가남(박정학), 성균관 출신의 문관 주명(박용우) 등이 그 면면을 이룬다. 당시 시대 상황을 반영한 각양각색의 캐릭터를 통해 계급간의 갈등 같은 정치적색채를 간간이 드러내지만 영화의 주된 초점은 아니다. 장군이나 문관, 노비 할 것 없이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똑같이 피폐해지고 황폐해지는 인간의 본성과 그 가운데서 싹트는 사랑, 인간애 등이 주된 내용이다. 고려의 무사들은 사막의 한 객잔에서 명나라의 공주 부용(장쯔이)을 납치하려는 원기병과 마주친다. 사신단을 이끄는 장수 최정(주진모)은 명에 대한 명분을 세우고 고려로 돌아가기 위해 독단적으로 부용을 구출할 것을 결정하고, 고려 무사들의 많은 희생 끝에 공주는 구출된다. 이후부터는 최정의 독단적인 행동에서 비롯되는 무사들 내부의 갈등과 부용 공주를 사이에 둔 여솔(정우성)과 최정의 삼각 관계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야기의 한 축을 이루는 로맨스는 절제된 편이지만 지루하지 않다. 감독은 특히 아홉 무사 모두에게 골고루 애정을 쏟아 캐릭터를 살려냄으로써 단선적인 내러티브를 풍성하게 한다. 그러나 안성기나 조연급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에 비해 카리스마에만 의존하는 정우성의 캐릭터는 돌출된 편이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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