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성전기 `환골탈태`

삼성 전자 계열사의 `미운 오리새끼`로 취급 받았던 삼성전기가 달라지고 있다. 돈 안되는 `구시대 사업`은 무조건 잘라내면서, 그룹 구조조정본부까지 가담해 `삼성전기 띄우기`에 나섰다. 이익 구조도 눈에 띄게 견실해졌다. 내년까지 주가를 현재의 두 배 이상 올리지 않으면 자리를 내놓겠다는 핵심 경영진의 각오까지 나왔다. ◇사업군 `환골탈태`= 강호문 삼성전기 사장은 최근 임원진을 향해 “수익력이 없는 사업은 대형 수요처가 있더라도 잘라내라”고 지시했다. 삼성전기의 환골탈태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회사측은 올 초부터 중장기 비전을 대폭 재정리하는 작업을 벌여왔다. 마무리 단계인 미래 비전의 핵심은 `디지털 관련 부품으로의 핵심 역량 강화`. CRT-TV나 볼록 모니터 등에 들어가는 부품사업은 정리 대상에 들어갔다. 대신 핸드폰과 LCD 등의 사업군을 확충키로 했다. 광, 정밀소자 기술,고밀도 기판(핸드폰 등) 기술 등 `카테고리 킬러`를 확실하게 정립하기로 했다. 삼성전기를 고무시키고 있는 것은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다. 구조조정본부는 올 초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의 핵심 임원들을 대거 보냈다. 강호문 사장이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에게 직접 요청한 결과다. 재무ㆍ기획분야의 임원 7명이 보강됐다. 핵심 싱크탱크가 물갈이 됐다. ◇주가 두배로 끌어 올려라= 이 같은 움직임은 당장 재무지표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지난해 2ㆍ4분기를 최저점으로 기판 등 주력제품의 매출이 늘어 지난해 4ㆍ4분기에는 월 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다. 올들어서는 매월 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기 시작했다. `적자 회사`의 오명은 확실하게 털어냈다. 삼성전기를 달라지게 만든 가장 큰 요인은 `카드로부터의 탈출`이다. 경영지원팀의 고위 관계자는 “증자에 더 이상 참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카드 지분도 20% 아래로 떨어지게 됐다. 지분법 평가 대상에서 사라지는 셈이다. 덕분에 외국인들도 삼성전기에 `입질`을 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2년 24%까지 올랐던 외국인 지분은 15%까지 떨어진 상황. 회사측은 늦어도 내년 말까지는 주가를 두 배 수준 이상으로 끌어 올린다는 포석이다. 단계적 목표도 설정했다. 일단 올해는 사업재편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복안이다. 본격적인 주가 띄우기는 내년에 시작된다. 올해 이익을 기반으로 내년에는 다만 수백억원 규모라도 자사주를 매입ㆍ소각할 방침이다. 강호문 사장은 조만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중장기 구상을 발표할 방침이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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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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