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양측은 15일 개성공단에서 제3차 실무회담을 통해 개성공단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다. 우리 측에서는 김기웅 통일부 신임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이, 북한 측에서는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나온다. 이외에 각각 2명의 실무자를 동행한다. 지난주 통일부 인사로 대표가 변경된 김 수석대표 외에 나머지 인원은 이전 두 차례의 회담에 참석했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도 앞선 두 차례의 실무회담처럼 이견을 좁히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운영 파행의 책임을 북한 측에 물으며 재발방지책을 강하게 요구하는 반면 북측은 개성공단을 우선 가동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은 개성공단 운영 파행의 이유로 우리 측 언론이 북측의 ‘최고 존엄’을 모독했다는 것 외에 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 등을 꼽고 있다. 실제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14일 “남측은 공업공단을 재개하기 위한 현실적인 제안도 없이 공업지구중단사태에 대한 책임을 우리 측에 전가하려는 부당한 주장만 고집하고 있다”며 3차 실무회담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되풀이할 것임을 시사했다.
개성공단 정상화와 함께 남북 간 주요 의제로 분류되는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관광 재개 또한 합의점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주 공개한 금강산관광 재개 실무회담 및 이산가족 상봉 실무회담 관련 전통문 전문에 따르면 북측은 “북남 적십자 실무접촉에는 동의하면서도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한 실무회담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했으며 이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라고 우리 측을 비난했다. 이어 “이번에 제기한 회담과 접촉 문제들은 개성공업지구 회담에 달려 있다고 보며 개성공업지구 문제는 북남 관계의 시금석”이라면서 개성공단 정상화 이후 여타 사안을 논의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개성공단 문제를 통해 ‘남남(南南) 갈등’ 유발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개성공단 정상화와 관련한 실무회담 이후에도 양측이 지루한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금강산 전례처럼 재가동되지 못한 채 남북 사이에서 표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개성공단 입주기업 소속 115명과 당국 및 관계기관 소속 40명은 지난 13일 개성공단에 들어가 제품 및 원부자재 372톤을 싣고 귀환했다. 15일부터 이틀간은 섬유 및 신발 업종 관련 기업이, 17일부터 양일간은 한국산업단지공단과 영업기업이 제품 및 원부자재 반출을 위해 개성공단을 찾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