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입부터 도입된 수시지원 6회 제한으로 수시 경쟁률이 떨어졌지만 논술 전형 등은 여전히 경쟁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분석 전문 업체가 9일 서울 소재 주요 대학 17곳의 수시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수시지원 6회 제한으로 '묻지마 지원'이 불가능해 지면서 경쟁률 거품이 상당부분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연세대, 고려대 등 8일 수시 원서접수를 마감한 서울 지역 주요 13개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22.1대 1로 작년 34.0대 1보다 35%나 하락했다.
대학별로 경쟁률(괄호 안은 전년도)은 ▦고려대 24.9대 1(31.5대 1, 이하 대1 생략) ▦연세대 18.5(28.1) ▦서강대 29.3(40.6) ▦성균관대 28.3(36.5) ▦건국대 22.7(48.2), ▦한양대 32.6(45.9) ▦경희대(서울 캠퍼스) 34.5(48.5) ▦이화여대 11.2(21.3) 등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낮아졌다고 해도 20대 1이 넘는 경쟁률은 낮은 수치가 아니다"라며 "작년에 허수 지원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 경쟁률이 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시 모집 인원의 절반을 차지하는 논술 전형에서도 경쟁률은 낮아졌다. 문제는 여전히 다른 전형에 비해 논술에 몰리는 학생들이 많다는 점이다.
연세대 32.7(60.8), 고려대 43.8(53.6), 한양대 68.6(86.9), 서강대 43.7(70.9), 성균관대 49.3(65.6), 동국대 49.2(69.8) 등 높게는 70대 1에 육박할 정도다.
입학사정관제, 특기자 전형 등 수시 전형이 3,000여 개에 달할 정도로 다양화 됐지만 지원이 분산되지 못한 이유는, 학생들로서 실질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별로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입학사정관제는 모집 인원이 다른 전형에 비해 적은데다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스펙은 어느 정도가 돼야 하는지 짐작할 수 없어 지원을 결정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또 "주요 대학의 경우 특기자 전형이나 학생부 전형도 지원할 수 있는 학생이 한정돼 있다"며 "과학고나 외국어고 출신이나 고등학교 3년 내내 전교 최상위권 학생들이 주로 특기자 전형이나 학생부 전형에 지원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반해 논술 전형은 학생부와 수능 최저등급, 논술이 모두 반영된다. 학생부 반영 비율은 적기 때문에 수능이나 논술 둘 중 하나로 승부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학생들은 논술 전형을 선택하고 있다.
임 대표는 "논술 전형의 이러한 모호함이 경쟁률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논술 전형 경쟁률은 올해에도 여전히 높다"면서 "외형상 경쟁률 변화에 신경 쓰지 말고 앞으로 남은 대학별 고사와 수능 준비에 매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