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지난 2010년 이후 5년 만에 최태원 SK 회장을 포함한 경제인 특별사면을 단행하면서 모처럼 SK그룹주들이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동안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해온 그룹 총수의 경영 공백이 해소되면서 향후 기업 인수합병(M&A) 등 신사업 역량 강화 등에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이번 특사에 건설업체들의 입찰참가자격 제한조치 등 행정제재 처분의 해제가 추가되면서 건설주들도 반등의 모멘텀을 확보해 나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네트웍스(001740)는 전일 대비 1.41% 오른 7,190원에 거래를 마치며 5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000660)도 3.07% 오른 3만6,900원에 거래되며 사흘 만에 상승 마감했다. 그룹 지주회사인 SK와 합병한 SK C&C는 2.14% 오른 31만500원에 마감하며 3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밖에 SKC(011790)(6.63%)와 SK이노베이션(096770)(6.57%), SK가스(018670)(2.96%), SK케미칼(006120)(2.93%), SK증권(001510)(1.96%), SK컴즈(066270)(1.18%) 등 대부분의 SK그룹 계열사 주가도 상승 마감했다.
SK 계열사 주가가 일제히 강세로 돌아선 것은 최태원 회장의 경영 복귀로 그동안 미뤄졌던 대규모 투자와 해외사업, 대형 인수합병(M&A) 등이 다시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국 기업 사회에서는 주요 사업의 최종 의사결정이 그룹 총수의 판단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다"며 "이번 특사로 경영 공백에 대한 우려가 해소돼 SK그룹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SK주식회사 C&C는 중국 홍하이그룹과 정보기술(IT) 서비스 합작기업(JV)인 'FSK 홀딩스'를 설립해 홍콩의 스마트센서·사물인터넷(IoT) 통신부품 제조기업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최 회장은 정부의 특사 결정에 화답하는 차원에서라도 대규모 투자와 고용 확대, 주주친화정책 등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특사에서 제외됐지만 주가는 전날보다 5.20% 뛰어오르며 5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4.78%)와 한화테크윈(2.05%) 등도 상승 마감했다. 김 회장은 이미 지난해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나 경영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데다 이번 특사를 통해 김현중 부회장과 홍동옥 여천NCC 대표 등 김 회장의 측근들이 사면된 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특사를 통해 건설업체 등이 받고 있는 입찰참가자격 제한조치도 해제돼 건설주 역시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현대산업은 3.08% 오른 6만3,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6거래일 만에 반등했고 GS건설(4.37%), 대림산업(3.77%), 현대건설(3.62%) 등 주요 건설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코스피 건설업종지수도 2.63%나 상승했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로 그동안 제약을 받아오던 건설업체들의 영업활동이 재개되면 수주 확대와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특별조치로 2,008개 업체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40%(7.99포인트) 오른 1,983.46에 장을 마치며 지난 5일 이후 6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코스닥지수도 1.97%(14.16포인트) 오른 731.36을 기록하며 4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