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 차림에 빨간 넥아티를 맨 안 후보는 차량에서 내려 미리 쳐있던 폴리스 라인을 따라 회담장이 마련된 대회의실로 입장했다. 둘의 만남을 보기 위해 미리 나와 있던 주민 100여명은 안 후보가 모습을 드러내자 “안철수”, “단일화”를 연호했다. 안 후보는 특유의 웃음기를 머금은 채 이들을 맞았지만 대체로 별 표정 변화 없이 회의장 안으로 들어갔다.
거의 동시에 문 후보가 입장을 했고, 이에 맞춰 들어오자 주민들의 함성은 더욱 커졌다. “문재인” “민주당”을 외치며 문 후보를 맞이했고, 문 후보는 이들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악수를 나누는 등 안 후보보다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을 연출했다.
두 후보에 연호하던 주민들과 달리 기념관 앞엔 단일화에 반대하는 보수단체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기도 했고, 탈북자 관련 단체도 눈에 띄었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회담장에 들어간 안ㆍ문 후보는 사진 기자들을 향해 간단한 포토 타임을 가진 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둘만의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막상 모두 발언에 들어가자 서로에 대한 견제구를 날리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조성됐다.
먼저 발언한 문 후보는 “단일화 논의를 시작하자는 저의 제의에 만나자고 화답한 안 후보께 감사드린다”고 한 반면 안 후보는 “시간을 내주신 문 후보께 감사드린다”고 해 ‘회담을 누가 주도했는지’를 두고 미묘한 기싸움을 벌였다.
문 후보는 약 5분 여간 공개된 모두 발언 자리에서 비교적 긴 시간을 할애해 단일화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반면 안 후보는 그에 비해 짧게 발언을 마쳤다. 두 후보의 이날 발언은 후보들이 직접 준비했고, 캠프 실무진들과의 사전 조율을 거쳤다고 양 캠프 관계자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