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경제재건 본격 시동
美 제재해제 이어 EU도 머잖아 동참할듯석유수출 확대ㆍ외국기업 투자유치등 적극
리비아가 미국, 유럽(EU) 등의 경제제재조치 해제를 계기로 석유수출을 늘리고 외국기업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등 경제재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미국은 21일(현지시간) 리비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20년만에 공식적으로 해제했다. 미국 정부는 이날 부시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1985~86년에 취해진 통상금지, 항공운항금지, 미국내 리비아정부 자산동결, 리비아 석유수입금지 등 4대 제재조치를 풀었다.
미국은 리비아가 작년 말 대량살상무기(WMD) 포기를 선언한 대가로 지난 2월 통상금지조치 가운데 대부분을 해제했었다.
유럽연합(EU)도 21일 리비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부분적으로 철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엠마 우드윈 EU 대변인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5개 EU 회원국 대사들이 이번 주말 만나 11년 전 부과된 대 리비아 제재 철회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비아는 서방국들의 해금을 계기로 원유 및 가스개발에 박차를 가해 수출을 크게 늘린다는 방침이다.
리비아는 하루 원유 생산량을 현재의 170만배럴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200만배럴로 늘리기 위해 증설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86년 리비아에서 철수한 마라톤 오일 등 미국 석유회사들과 합작해 원유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또 올해 안에 15개 원유 및 가스개발사업에 외국기업의 투자를 허용할 방침이다.
리비아국영 내셔널 오일의 압둘라 살렘 엘-바드리 회장은 "미국 업체들이 지난 86년 철수전과 똑같은 조건으로 원유생산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리비아나 이들 기업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비아는 특히 미국 기업과의 원유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해 수출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리비아는 쉐브론 텍사코 등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리비아는 현재 원유 생산량 가운데 거의 전량을 유럽에 수출하고 있다.
이와함께 리비아시장을 선점하려는 외국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미국의 컨티넨탈항공은 20일 미국 정부에 리비아취항을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컨티넨탈은 네덜란드의 KLM 로열더치항공과 제휴해 리비아 취항을 추진중이다.
리비아산 원유는 경질유로 품질이 좋기 때문에 수출이 늘어날 경우 리비아 경제재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산 원유는 경질유로 중질유보다 정제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가격도 배럴당 10달러 가량 비싸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
입력시간 : 2004-09-21 1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