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기업 인수합병(M&A)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딜로직은 올 들어 9월까지 글로벌 M&A 거래액 규모가 전년동기보다 13%나 늘어나 2조달러(약 2,156조원)를 돌파했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우리나라 올해 예산(342조원)의 6배가 넘는 규모다.
이 같은 M&A의 호황은 ▦현재가 저금리시대를 누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고 ▦미국ㆍ유럽 경기가 회복되고 있으며 ▦기업들이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3박자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업종별로는 통신 분야가 M&A를 주도했다. 통신 분야의 거래규모는 전년동기보다 3배나 늘어난 3,187억달러에 달했다. 최근 미국의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스는 1,300억달러를 들여 영국 보다폰이 보유했던 버라이즌와이어리스 지분을 매입한 바 있다.
또 올 M&A시장은 대형 딜이 많다는 특징도 보였다. 100억달러 이상의 M&A가 18건에 달해 24건이었던 지난 2008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았다. 이에 따라 거래규모는 크게 늘어났지만 거래건수는 부진했다. 9월까지의 총 거래건수는 2만6,194건으로 전년동기보다 20% 줄었다.
구겐하임증권의 마티 모스비 애널리스트는 "7~8월 M&A가 잠시 주춤했으나 이달 들어 다시 호황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기조가 4ㆍ4분기 및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딜로직의 발표가 있던 날 세계 최대 반도체장비 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는 93억9,000만달러를 들여 일본 도쿄일렉트론을 인수한다고 밝혔으며 스페인 최대 통신 업체 텔레포니카도 4억3,700만달러를 투자해 텔레콤이탈리아를 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