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수입차 마니아 국산차로 속속 U턴

석달간 현대·기아차 산 6% 수입차서 바꾼 '연어 고객'<br>"품질·디자인·유지비 우월" 업계, 정면 승부 나서기로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현대ㆍ기아차의 우월성이 입증되면서 수입차 고객이 국산차로 회귀하는 '연어현상'이 본격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ㆍ기아차는 이를 계기로 수입차업계와의 정면 승부를 시작할 계획이다.

4일 현대차의 한 고위관계자는 "기존 수입차 고객 가운데 차를 바꿀 때 현대ㆍ기아차를 선택하는 경우가 최근 부쩍 많아짐에 따라 앞으로는 적극적인 수입차 고객 빼앗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 현대차를 구입한 개인 고객의 기존 보유차량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6%에 해당하는 총 5,204명이 수입차를 타던 고객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연어 고객'의 기존 보유 수입차를 브랜드별로 보면 도요타가 1,025명(렉서스 포함)으로 가장 많았고 혼다가 758명으로 2위였다. 폭스바겐ㆍBMWㆍ메르세데스-벤츠가 뒤를 이었다.

차종별로는 도요타 '캠리'가 442대로 가장 많았고 혼다 '어코드'가 260대로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대중 브랜드 차를 타던 사람들이 현대ㆍ기아차가 품질ㆍ디자인ㆍ유지비 등에서 오히려 낫다고 판단하고 국산차 소비자 대열로 대거 회귀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도요타ㆍ혼다ㆍ닛산 등 일본 대중 브랜드의 중형차를 살 가격이면 국산 준대형차를 살 수 있기에 일본차는 이제 '수입차 프리미엄'이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이 관계자는 "4,000만원 이하 수입차를 타던 고객이 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 급으로 차를 바꾸려면 7,000만원 가까이 부담해야 하는데 차라리 그 반값으로 그랜저를 사는 게 낫다고 보는 합리적 소비자가 많아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산차보다 5배 이상 비싼 부품값과 공임 등 수입차의 과다한 수리비도 국산차로의 회귀를 부채질하는 것으로 현대ㆍ기아차는 분석하고 있다.

이들 연어 고객이 선택한 차를 보면 가장 높은 유입률을 보인 차종은 '제네시스'로 37%가 기존 수입차 보유자였다. 벤츠 E클래스 보유자가 138명으로 가장 많았고 렉서스 ES, 혼다 어코드를 타던 경우가 뒤를 이었다.

에쿠스 고객 중에는 수입차를 타던 고객이 24%였다. 보유 차종은 BMW 5시리즈 63명, 7시리즈 48명, 벤츠 E클래스 47명 순이었다. 그랜저 고객 중에는 14%, 총 2,131명이 기존 수입차 보유자였고 차종은 도요타 캠리(366대), 혼다 어코드(295대), 벤츠 C클래스(128대) 순이다.

이밖에 i40ㆍi30 등 유럽형 전략 차종이 유입률 4~5위를 기록했다. 이들 차에는 폭스바겐ㆍ푸조 등 유럽 대중차를 타던 젊은 층 고객의 선호가 몰렸다.

현대ㆍ기아차는 이 같은 국산차 회귀 추세가 분명해짐에 따라 수입차 빼앗기 전략을 가동할 방침이다. 이미 현대차는 서울 강남, 경기도 분당 지점 등에서 수입차 비교 시승을 진행하고 있고 지역 특성에 따른 지점 차별화도 시작했다. 서울 대치지점은 미술품 전시장처럼 꾸며 부유층 여성의 휴식공간으로 탈바꿈시켰고 서울 여의도점은 커피전문점 커피빈과 손잡고 '현대차 에스프레소점'으로 꾸며 개성에 민감한 젊은층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다음달 기아차 K9이 출시되면 수입차 고객 유입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K9은 BMW 5시리즈 가격에 7시리즈 성능을 구현한 차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겠다"고 말했다.

맹준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