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한국시간) EPGA 투어가 발표한 2013시즌 일정에 따르면 내년에는 2012시즌 46개보다 1개 대회가 줄어든 45개 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대회 수는 단 1개 차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심각하다.
우선 골프대회 개최지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지난 2011년 7개 대회를 치렀던 스페인의 경우 내년에는 스페인 오픈 1개만 열린다. 대신 골프 변방이던 터키와 러시아에서 새로운 대회가 열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6개의 대회가 개최된다.
개최지 변화는 상금의 축소를 의미한다. 안달루시아 마스터스(총상금 약 400만달러), 카스테요 마스터스(약 260만달러) 등은 상금규모가 큰 대회였지만 유로존 국가인 스페인의 경제 위기로 열리지 못한다. 또 오는 12월6일 2013시즌 개막전으로 열리는 넬슨 만델라 챔피언십(약 130만달러) 등 남아공 대회나 러시아 마스터스(상금 미정) 등은 상금이 상대적으로 적다. 더욱이 아시아 투어와 공동으로 개최했던 싱가포르 오픈(600만달러)과 홍콩 오픈(200만달러)도 EPGA 투어에서 떨어져나가게 됐다.
상금 축소는 스타급 선수들의 이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주 전 세계랭킹 1위 마르틴 카이머(독일)와 유럽 최장타자 니콜라 콜사츠(벨기에), 페테르 한손(스웨덴) 등이 2013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진출을 선언한 것도 이런 속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도 미국 플로리다주로 옮겨간다. 유럽의 유명 선수들은 마음만 먹으면 PGA 투어에서 활동할 수 있다. 세계랭킹 덕에 미국ㆍ유럽 투어를 겸하는 4대 메이저대회나 4개의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대회에 나가 이들 대회 상금순위로 PGA 투어 출전권 기준선인 125위 안에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지 오그래디 유럽 투어 의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4개 중 1개만 유럽에서 열리는 WGC 대회 유치를 늘리고 미국 PGA 투어 페덱스컵과 비슷한 포인트 방식 도입 등으로 투어의 흥미를 높여야 할 것"이라며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미국 PGA 투어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게 됐다. 세계랭킹 상위 30명 중 28명이 내년 PGA 투어 멤버로 활동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