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기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내년 경영의 화두로 ‘상시 리스크 경영체제 강화’를 선정하고 선제대응에 나선다. 이 같은 경영 화두는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에 따른 선진국의 경기악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삼성그룹 내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이 같은 경영방침은 나머지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쳐 사실상 삼성 전체가 내년에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는 경영활동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15일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세트(DMC) 부문 국내외 임직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2년 DMC 부문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열고 ▦상시 리스크 경영체제 심화 ▦차별적 신가치 창출 ▦미래 경쟁력 집중 강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오는 2012년에도 글로벌 경기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산업 간 영역파괴, 스마트기기 보급 가속화 등으로 전자산업의 재편이 예상된다”며 “확고한 마켓 리더십과 리스크 관리체제 구축으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부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삼성전자가 지난 3ㆍ4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올렸지만 반도체 가격 하락 심화와 LCD패널의 공급과잉, 애플과의 특허소송 등 삼성을 둘러싼 외부변수가 내년 경영실적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내년 경기가 악화될 경우 삼성전자의 스마트TV에서부터 갤럭시S 등 스마트폰의 매출 감소 등이 불가피하고 이는 결국 삼성그룹 내 부품 계열사의 실적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내년 경영환경이 악화되더라도 삼성전자는 차별화된 소프트 역량으로 하드웨어의 경쟁력을 배가시키고 생활가전 등 육성사업의 제품 차별화도 추구하겠다는 것”이라며 “또 미래의 먹거리를 위해 의료기기 등 신규사업의 조기 활성화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경영전략은 이건희 회장의 위기론과 맥을 같이한다. 이 회장은 최근 미국과 일본 출장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을 보고 뛰어야 한다”며 “더 정신차리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의 분발을 독려한 바 있다.
한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전략회의는 19일 기흥 삼성나노시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