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공군총장들의 의견은 기종 선정을 목전에 둔 F-X 평가 작업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12일 국회와 국방부 등에 따르면 이한호 예비역 대장 등 역대 공군총장들은 지난달 27일 서울 신길동 공군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이달 중으로 기종이 결정되는 F-X 사업에 대한 ‘건의문’을 작성했다.
이 건의문에는 역대 공군총장 17명이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국회와 청와대, 국방부에 보낸 건의문을 통해 “방위사업청이 총사업비를 8조3천억원으로 묶어 놓고 10원도 넘어서는 안 된다는 터무니없는 기준을 적용했다”면서 “F-X 기종 평가 작업을 입찰 이전 단계로 되돌려 종합적으로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방위사업청의 F-X 기종 평가 작업은 한마디로 전략 부재이고 난센스”라면서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방사청의 기종 평가 작업을 우려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총사업비 한도 내의 가격을 써내 유력 기종으로 남은 보잉의 F-15SE가 F-X 기종으로 선정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의문에 서명한 한 공군 예비역 대장은 “국외에 거주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전 총장을 제외하곤 모두 건의문에 서명했다”면서 “우리의 입장은 공중 비대칭 전력을 확보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예비역 대장이 언급한 ‘공중 비대칭 전력’은 스텔스 전투기를 말한다.
그는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만약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F-15SE를 선정한다면 바로 후속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면서 “스텔스 전투기 20대라도 우선 확보하는 후속 사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군과 국방부 내에서도 역대 공군 총장들의 이런 건의문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막판 기종 선정 작업이 혼돈을 겪고 있다.
방사청은 추석 이후 김관진 국방장관이 주재하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열어 F-15SE 선정 여부를 심의할 계획이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방추위에서 총사업비 한도 내의 가격을 써낸 F-15SE를 기종으로 선정할지, 사업을 재검토할지 현재로선 불분명하다”면서 “국방부는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갖춘 공중 전략무기가 필요하다는 여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그간 진행된 F-X 기종 평가 결과를 이르면 13일 청와대에 보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F-X 사업에는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A와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 유로파이터, 보잉 F-15SE 등 세 기종이 입찰했으나 F-35A와 유로파이터는 총사업비(8조3,000억원) 한도내의 가격을 써내지 못해 사실상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