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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 정상과 영부인들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12일 바쁜 일정을 쪼개 한국 영화를 감상하고 한국의 행정혁신 현장을 찾는 등 '코리아 탐방' 행보를 이어갔다.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에 있는 영화의 전당을 찾은 아세안 정상들의 영부인들은 영락없는 소녀 팬이었다. 12일 오전11시쯤 영부인들이 행사장에 들어서자 아시아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한류 배우 장근석씨가 이들을 정중하게 맞이했고 영부인들의 얼굴에서는 연신 웃음이 번졌다.
영부인들은 마치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여배우처럼 우아하게 레드카펫을 밟으면서 입장했고 주최 측이 깜짝선물로 준비한 자신들의 포스터를 보고는 수줍어하기도 했다.
영부인들은 직접 시상식 무대에 오른 여배우가 돼보는 특수촬영(버추얼스튜디오) 체험을 하고 극장에서 자신들의 촬영 영상을 감상하며 함박웃음을 짓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영화감독 임권택, 배우 김수현 등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인들의 핸드프린팅 전시물을 관람했고 영화의 전당을 방문한 기념으로 직접 핸드프린팅을 남기는 체험도 했다. 누구 손이 예쁘게 나왔나를 서로 비교하는 그들의 모습에서는 위엄과 근엄함은 온데간데없고 앳된 소녀의 순수한 마음만 넘쳐나는 듯했다.
아세안 정상들은 이날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행정혁신 전시회를 둘러보며 '행정 한류'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유엔의 찬사를 받은 한국 전자정부의 현황을 보면서 탄성을 연발했고 우리 정부가 전개하고 있는 지구촌 새마을운동 행정혁신에 대해서도 박수를 보냈다. 우리나라의 전자정부는 지난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3억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아세안 국가 중에서는 인도네시아 통합재정 시스템과 전자특허출원 시스템에 3,300만달러를 수출했고 베트남 전자조달 시스템과 지능형 교통망 시스템에 4,800만달러를 수출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상들을 위해 준비한 오찬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정상들은 미디어테이블로 특별제작된 식탁을 보면서 각국 언어로 제공되는 메뉴를 고르는 등 음식과 정보통신(IT)이 접목된 특별한 만남을 경험했다. 8대의 발광다이오드(LED) 텔레비전으로 이뤄진 8폭의 미디어 병풍은 청아한 가야금 소리와 화조도 속의 나비가 나는 모습을 보여줘 정상들이 한국의 풍경을 감상하면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