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팬이라면 누구나 가져봤을 고민이다. 대박이라면 적어도 세 자릿수 이상의 고배당을 가리킨다. 그러나 경마에서 100배 이상(복승식 기준)의 배당이 나오기란 쉽지 않다.
고배당은 의외의 비인기 경주마가 포함돼야 터질 수 있다. 경주마의 혈통이나 통산 전적, 최근 컨디션, 상대 마와의 전적 등 데이터 중심의 베팅을 하는 경마 팬으로서는 예상이 빗나갔다는 결과이기에 환영할 일도 아니다.
한국마사회가 30일 지난해 서울경마공원에서 펼쳐진 1,064경주를 대상으로 고배당 경주를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서울경마공원에서 100배 이상 고배당한 경주는 83개 경주로 전체 경주의 7.8%에 불과했다. 이 83개 경주를 계절별로 보면 9~11월인 가을철이 28차례(34%)로 가장 많았고 겨울철(12~2월)에 24회(30%)를 나타냈다. 또 봄철(3~5월)에는 19회(23%)가 나왔고 여름철(6~8월)에는 12회(13%)로 눈에 띄게 낮았다. 월별로는 9월(13회), 10월(11회), 1월(10회)이 많은 편이었던 반면 6월(1개), 3월(4개), 8월(4개), 5월(5개)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경주로 상태에 따른 고배당 확률과 관련해서는 '불량 주로가 이변을 낳는다'는 속설을 뒤엎는 결과가 나타났다. 100배 이상 배당은 건조 상태(함수율 5% 이하) 경주로에서 8.6%로 가장 높은 확률이 기록됐다. 총 455회의 건조 주로 경주 중 39차례나 고배당이 나왔다. 이어 다습(함수율 10~14%)이 148경주 중 12회(8.1%), 양호(함수율 6~9%)는 257경주 중 19회(7.4%), 포화(함수율 15~19%)는 110경주 중 8회(7.3%), 불량(함수율 20% 이상)은 94경주 중 5회(5.3%) 등이었다.
경주마의 성별로는 암말(32경주), 거세마(28경주), 수말(28경주) 등으로 차이가 미미했다.
경마 전문가들은 "신기루 같은 고배당을 쫓기보다는 기본적인 마필의 능력 등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건전한 베팅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