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진보당 내란음모 혐의 압수수색] "총기 준비ㆍ주요시설 타격" 국가전복 의사 도넘었다 판단

유신시절ㆍ5공이후 전례 없어 국정원 3년 가까이 집중 내사<br>녹취록 등 구체적 증거 확보… 이석기 의원 체포영장 검토

국가정보원이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과 진보당 당원 등에게 적용한 범죄 혐의는 내란음모죄와 국가보안법(이적동조) 위반죄다.

이 중 내란죄는 국가 전복을 꾀하는 이들에게 적용하는 범죄 혐의로 유신 시절과 5공화국 이후에는 적용된 적이 거의 없다.


법조계에 따르면 내란죄는 형법 제87~91조에 걸쳐 규정돼 있다. 이 가운데 내란을 예비 또는 음모하는 행위는 제90조(예비ㆍ음모ㆍ선전ㆍ선동)를 적용해 처벌한다.

내란죄를 직접 적용해 기소한 사례는 총 3건에 불과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1980년),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1997년) 등이다.

내란 관련 죄로 재판을 받은 사례는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헌법 시절에 다수 있었으며 5공화국 초기에도 일부 있었다.

유신 시절의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 '서울대생 내란예비음모사건' 등이 있으며 이에 앞서 지난 1965년에는 집회ㆍ시위 주동자를 내란죄로 기소했다가 예비적 혐의인 집회ㆍ시위 관련 법률이 적용된 사례가 있다.

5공화국 출범 직전인 1980년에는 증거를 조작해 사건으로 꾸민 이른바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인해 김 전 대통령이 사형선고를 받는 등 총 24명이 유죄선고를 받기도 했다. 관련자들은 이후 재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 받았다.

김재규씨도 내란목적살인 및 내란수괴 미수(1980년) 혐의로 기소됐으며 신군부에 맞서다 체포됐던 정승화 전 육군참모총장은 내란방조 혐의로 기소됐다가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재심사건을 제외하면 내란예비 혐의의 경우 1980년 이후에는 대법원까지 올라온 사례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이 이처럼 최근 들어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내란음모죄를 진보당에 적용한 것은 이석기 의원 등의 국가 전복 의사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 의원 국회 사무실 등에 대해) 대대적으로 압수수색에 나선 이유는 국정원이 이번 사건을 대대적인 조직사건이라고 봤고 내란을 위한 조직이 구성됐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수사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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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으로서는 자칫 어설프게 수사에 나섰다가 국정원 존립 위기에 놓일 수 있는 등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국회를 포함해 대대적 압수수색에 나설 수 있었던 데는 범죄의 중대성 외에도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국정원의 사활이 걸려 있기 때문에 오랜 기간 증거 수집과 법적 대비 등 모든 것을 완벽하게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국정원은 이 의원 등 진보당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를 위해 약 3년 가까이 내사를 진행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경기동부연합을 중심으로 내사를 진행하다 최근 이 의원 등으로 내사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사를 통해 국정원은 이 의원이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경기동부연합 지하조직 회의에서 핵심조직원 100여명에게 '유사시에 총기를 준비해라' '준비한 총기로 국가 주요시설을 타격하라' 등의 발언이 담긴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관계자는 "녹취록에 이 의원이 어떤 상황이 생겼을 때 어디를 타격하고 유사시에 누구누구를 납치하겠다는 등 국가 변란 기도에 가담한 내용이 들어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진보당의 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과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 한동근 전 수원시위원장 등 3명을 체포했지만 이 의원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하지는 않은 상태다.

국정원은 앞으로 이 의원에게 도피 정황이 발견될 경우 이 의원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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