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3,000억원 규모의 현대엔지니어링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사실확인에 들어갔다. 파문 확산이 우려되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의 모기업인 현대건설(000720)을 비롯해 건설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급락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4일 "현대엔지니어링의 3,000억원 영업이익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국공인회계사회와 감리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상장사의 회계 문제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감리를 진행하지만 비상장사의 경우 한국공인회계사회가 담당한다. 일단 비상장사인 현대엔지니어링에 대해서는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주도적으로 상황을 파악한 뒤 금감원과 함께 감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인 현대건설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금감원도 분식회계 의혹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감리가 확정된다면 현대엔지니어링뿐만 아니라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감사인)도 대상에 포함된다. 감리 중 중대한 부정 사항이 확인될 경우 현대엔지니어링과 회계법인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조치까지 이뤄질 수 있다. 한국공인회계사회 관계자는 "규모가 큰 사안인 만큼 감리 실시가 확정될 경우 10명 안팎의 감리 인력이 동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전 재경본부장인 김영태 전 전무는 회사가 오만 가스처리시설 사업장에서 발생한 손실을 의도적으로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김 전 전무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의 감리가 진행 중인 대우건설(047040) 분식회계 사건에 이어 시공능력 10위인 현대엔지니어링까지 영업이익 조작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날 건설주는 대다수 하락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현대건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1.49%(4,350원) 하락한 3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3만3,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대림산업(000210)은 12.33% 하락했으며 GS건설(006360)(6.73%), 삼성엔지니어링(028050)(3.00%), 대우건설(2.88%) 등 대부분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