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포기했던 비경제활동인구가 서서히 고용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통계에 잡히지 않던 비경활인구가 취업 의지를 내비치면서 취업자 수와 실업자 수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취업자와 실업자 수가 동시에 늘면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월 취업자는 2,481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3만5,000명이 증가했다. 2002년 3월 84만2,000명 증가 이후 최대폭을 기록한 것으로 1월(70만5,000명)보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더욱 커졌다. 더욱이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째 계속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고용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취업자가 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인구의 고용률도 64.4%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7%포인트나 상승했고 도소매업과 숙박업 등 서비스업과 함께 제조업에서도 고르게 취업자가 증가하는 것도 고무적이다.
흥미로운 점은 고용률과 함께 실업률도 크게 상승했다는 점. 지난달 실업률은 4.5%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0.9%로 10%의 벽을 넘어섰다.
공미숙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일반적으로 고용률이 높아지면 실업률이 떨어진다고 생각을 하는데 지금 비경제활동인구가 크게 줄어들면서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활동인구는 지난해 2월과 비교해 102만4,000명이나 증가해 경제활동인구 증가폭은 통계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취업을 단념하거나 취업시장에 나오지 않았던 비경제활동인구들이 취업시장에 대거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만 15세 이상의 인구 가운데 취업도 실업도 아닌 상태에 있는 사람이다. 공식 실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는데 가사·통학 이외에 당장 취업할 의사가 없는 취업준비자와 구직단념자가 여기에 속한다. 공 과장은 "정책효과를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여성 등 비경활인구가 빠르게 경제활동인구로 넘어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제활동인구가 늘고 비청년층 실업률이 10%를 넘어선 이유는 9급 공무원과 경찰 채용시험 접수가 2월에 이뤄진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올해 9급 공무원 시험에는 19만4,000명이 지원했고 경찰공무원 채용시험에도 5만6,000명이 몰렸다. 원서접수를 한 이들이 대거 실업자 통계에 포함됐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경제활동참가인구가 이례적으로 늘어나는 등 고용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실업률이 함께 늘어나는 것은 경기 회복 상황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2월 고용 호조세는 경기 회복 조짐과 함께 설 명절이 있던 지난해 2월에 대한 기저효과 등 일시적 요인에도 기인하고 있는 만큼 향후 고용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