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은 3일 미 백악관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차기 회계연도 예산안의 골자를 미리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예산안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는 미 중산층 이하 서민 중 약 1,350만명에게 큰 폭의 세금감면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무자녀 근로자는 물론 자녀 등 피부양자가 있는 시민들에게 제공되는 세금공제액이 모두 늘어난다. 미 정부는 중산층 이하 노동자의 은퇴나 자녀 학업을 위한 국가연금제도인 개인퇴직금적립계정(IRA) 가입도 늘릴 계획이다. 세금 감면 혜택을 다 합치면 총 6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백악관은 추산했다.
줄어든 세수는 고스란히 부유층이 채워야 할 몫으로 돌아갔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주공격 대상인 월가가 증세의 상당 부분을 부담하게 됐다. 그동안 자본이득으로 분류돼 경상소득보다 낮은 세율(20%)의 혜택을 누려온 성공보수(carried interest)의 세 부담이 대폭 늘어나기 때문이다. 오바마 정권은 사모펀드·헤지펀드 등이 투자의 대가로 챙기는 성공보수를 경상소득으로 인정해 소득세 최고구간에 맞먹는 세율(40% 수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밖에 정부는 개인사업자가 소득의 일부를 법인으로 돌려 낮은 세율이 적용됐던 관행도 엄격히 규제할 방침이다. 오바마 정부는 이로 인해 늘어난 세수로 전국의 노후도로 및 철도 보수예산 3,020억달러 중 일부를 충당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이 호락호락하게 2015년 예산안을 승인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워싱턴 정가의 관측이다. 공화당은 부자증세는 물론 정부가 지원하는 직업교육 예산 등에 대해서도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연방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은 상하원이 각각 심사해 통과 여부를 결정하며 최종 승인시한은 9월30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