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동강도 없고 금강산도 없다

마지막 비경으로 불리던 강원도 영월 「동강」이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댐건설 논란으로 동강이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강변 곳곳에 수백여개의 포장마차가 들어서면서 오수를 쏟아내고 있고 주변 산에선 희귀목들이 마구 채취 당하는 등 자연훼손이 심각하다고 한다.이런 사정은 북녘 땅의 금강산도 예외가 아닌 것 같다. 금강산 관광을 갔다가 곤욕을 치루고 돌아온 민영미 씨와 북한 안내원의 대화 중에도 『남쪽 사람들이 금강산 환경을 오염시켜 싫다』는 내용이 있으니 말이다. 아무 곳에서나 침을 뱉고 휴지를 버리고 고성방가 하는 버릇은 안내원이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며 적발 즉시 벌금을 물리는 북녘땅에 가서도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 모양이다. 물론 우리 관광객들에 대한 북한측의 지나친 통제도 문제지만 그보다 심각하고 부끄러운 것은 공공질서를 하찮게 여기는 우리 국민들의 의식이다. 공공질서라는 것이 결국엔 남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일텐데, 그동안 너무도 바쁘게만 살아와서일까 우리에겐 이 마음이 너무도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아무데서나 침 뱉고 휴지 버리는 것이 부끄러울 리 없고 자신의 행동 때문에 다른 이웃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생각은 더더군다나 하지 못한다. 원인없는 결과가 없듯 우리들의 의식 저변에 깔려있는 이런 천한 생각들이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어 강바닥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은 동강과 금강산에서 아무런 부끄러움 없이 차를 대고 세차를 하고, 먹다 남은 음식을 돌사이에 쑤셔놓고 자리를 뜨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들이 잊고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근자의 다이옥신 파동에서도 보았듯이 인간이 버린 오염물질을 결국엔 다시 인간들이 먹게 되는 것처럼 남을 배려하지 않는 것이 결국엔 자신의 피해로 돌아온다는 진리다. 오늘을 사는 우리들이 이 평범한 진리를 깨닫고 잘못된 의식을 고치지 않는한 우리 후손들에겐 앞으로 동강도 없고 금강산도 없을 것이다. 그것만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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