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반기 금융시장 보고서의 핵심은 한마디로 달러 약세가 미 수출 확대를 촉발시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미 금리 급등을 야기시켜 세계 금융시장을 혼란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달러 하락에 따른 실물 경기 플러스 요인보다 금융 시장의 부정적 파급 효과가 훨씬 크고 거셀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달러 하락에 따른 미 수출 가격 경쟁력 호전으로 미국의 실물경기가 본격적으로 호전되려면 적어도 내년 중반께는 가야 하는 반면 당장 금융시장은 달러가 급락할 경우 미 국채 시장이 흔들리며 미국발 세계 금융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OECD는 보고서에서 “달러 약세가 미국 업체들의 수출 경쟁력을 높여 경상적자를 안정적인 수준으로 줄이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통화절화와 동반될) 금리 상승이 내수에 영향을 미쳐 수출 부문에서 얻은 수요 증가 효과를 상쇄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화는 지난 달 선진 7개국 재무 장관들의 `유연한 환율`합의 이후로 하락세가 더욱 가속화하며 지난 1년간 엔화에 대해 10%, 유로화에 대해서는 20% 급락했다. 반면 장기 금리 지표인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지난 달 한 때 13개월내 최고치인 4.60%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 미 국채 전체 물량의 40%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국의 향후 동향이 미 금융시장을 잠재적 혼란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최대 변수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 국채에 대한 주요 구매자이며 외환 시장 개입을 통해 달러 자산을 축적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이 달러 매입을 중단하고 이에 따라 미 국채 시장이 폭락할 경우 미 금리 급등에 따른 세계 금융 불안이 현실화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아시아국들이 국채 매입을 중단하지 않고 추가 매수폭을 줄이더라도 그 공백을 메워줄 수요 주체가 없다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OECD는 미국의 금리 상승은 세계 경제 엔진인 미국의 내수는 물론 여타 국가로부터의 수입 능력도 약화시켜 가까스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유럽 일본 경기에도 막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