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재의 매력은 대자연의 풍광을 작은 분(盆)으로 즐길 수 있다는 데 있다. 자연을 본보기로 한 나무가 꾸준한 다듬질을 거쳐 자연에 버금가는 풍경과 운치를 느끼게 해주는 조형으로서의 아름다움이 그것이다.
공들인 분재는 아파트 발코니에서도 봄에는 새 잎을 선뜻 올리는가 하면 가지마다 잔뜩 숲을 이룰 때가 되면 느티나무 아래 휴식 같은 시원함을 전해주기도 한다. 또 꽃을 피워 섬세한 자태를 뿜어내는가 하면 열매를 달아주기도 하고 가을 단풍이며 겨울나무에 이르기까지 사계절 수목의 자생지 풍광을 드러내준다.
분재를 키우는 데는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년의 정성이 요구된다. 묘목 하나를 취해 뿌리를 잘 뻗도록 분에 옮기고 나서 충분한 일광과 바람을 쏘이고 가지다듬기와 접붙이기, 병해충 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분재를 하다 보면 식물을 키우는 것이 사람을 키우는 것, 즉 인재를 양성하는 일과 전혀 다르지 않음을 자주 느끼게 된다. 인재를 양성하는 데도 끊임없는 관심과 정성, 투자와 인내가 필요하다. 이런 요소가 있어야만 기업과 사회를 이끌어나갈 동량을 양성할 수 있다. 지인들과 이야기해보면 주변에 사람은 많지만 정작 중요한 일을 맡기려고 둘러보면 마땅한 적임자가 없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래서 사람도 수십년을 내다보고 미리 양성해야 한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생명보험 업계에서의 인재란 단연 영업 최일선의 ‘보험설계사’들이다. 이들은 재정설계의 전문가로 양성된다. 금융업종 간, 판매채널 간 칸막이가 없어지면서 보험설계사는 어떠한 상황에서든 경쟁력 있는 재정 컨설턴트로서 채비가 돼 있어야만 한다.
그렇지 못하면 고객의 미래를 보장하는 단 한건의 보험계약도 체결하기 힘든 치열한 곳이 보험시장이다. 생보업계는 종합금융화 시대를 맞아 설계사들이 보험에 국한하지 않고 금리ㆍ증권투자ㆍ부동산ㆍ세제 등 금융 전반에 전문성을 갖춘 금융ㆍ투자 전문가로 부상할 수 있도록 교육시스템과 IT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사람을 키우는 일은 긴 호흡을 필요로 한다. 리더라면 기업의 경쟁력과 비전을 위해 수형이 번듯한 나무 같은 인재들을 발굴해야 한다. 밑둥치가 든든하게 뿌리내리도록 세워주고, 헛 자라나는 가지를 바로잡아주면서 자질 있는 건강한 수목으로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 작은 분에 담겨서도 큰 자연계를 보여주는 수목과도 같이 자기 자리에서 최고의 역량을 다할 수 있는 토양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