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중일 바둑 영웅전] 기대는 번번히 빗나갔다

제6보(69~85)



흑69로 하나 찔러놓고서 강동윤은 10분을 장고했다. 백의 단점을 어떤 식으로 추궁하느냐가 장고의 포인트였다. 75의 자리에 끊어야 할지 아니면 76의 자리에 끊어야 할지. 그것을 결정하기 전에 흑71로 붙여간 것은 지극히 현명했다. 이세돌의 백72, 74는 귀를 선선히 내주겠다는 응수. 귀를 살려주어도 상변을 큼직하게 차지하면 많이 이긴다는 계산을 이미 끝내놓고 있다. 백74를 보자 강동윤은 좌상귀를 더이상 건드리지 않고 실전보의 흑75로 손을 돌렸다. 그가 원래 기대했던 그림은 참고도1의 백1이었다. 그것이면 흑2 이하 6으로 좌변을 맛좋게 접수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세돌이 74로 응수를 하자 그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좌상귀는 나중에 천천히 살기로 하고 숙제였던 곳을 흑75로 일단 끊었다. 이제는 76쪽에서 끊을 이유는 없어진 터이므로. 백76이 놓인 시점에서 강동윤은 다시 생각에 잠겼다. 끊기는 했지만 후속 수단이 마땅치가 않다. 좌하귀의 백은 탄력이 풍부하여 쉽게 잡힐 것 같지가 않다. 5분을 망설이다가 강동윤은 흑77로 붙여 백의 응수를 물었다. 그가 기대하는 응수는 참고도2의 백1. 그것이면 흑2로 두어 백의 후수 손질을 강요할 예정이다. 그러나 그의 기대는 이번에도 보기좋게 빗나갔다. "빗나갔을 뿐만 아니라 제 무덤을 판 결과가 되고 말았어요."(목진석) 이세돌의 백78이 통렬했다. 왼쪽의 백 3점을 버리고 우하귀를 몽땅 차지하겠다는 응수. "어쩌면 단명국으로 끝날지도 모르겠군요."(목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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