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ㆍ오프라인 서점과 오픈마켓이 인터넷상의 책값 할인률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G마켓 등 오픈마켓이 ‘반값 할인’등 파격적인 가격정책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려오자 예스24, 인터파크, 알라딘, 교보문고 등 온ㆍ오프라인 서점이 책값 할인률을 30% 이내로 제한키로 하는 등 책값 출혈경쟁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하지만 G마켓이 이에 참여하지 않고 있고 네이버가 연내에 오픈마켓 시장에 진출키로 함에 따라 기존 서점과 오픈마켓간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고 있다.
14일 출판계에 따르면 430여 개사를 출판사를 회원사로 둔 한국출판인회의와 8개 서점은 지난 1월에 자체적으로 체결한 ‘출판유통 건전화를 위한 사회협약’의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 3월초부터 시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실천방안의 핵심은 출간된 지 18개월이 지난 구간(舊刊) 서적의 할인율을 직접 할인, 마일리지, 할인 쿠폰 등을 포함해 정가의 최고 30%로 제한하고 이를 어기는 서점에게는 책 수급에 제한을 둔다는 내용이다.
이처럼 출판사와 서점들이 책값 할인율 제한에 나선 것은 현재와 같은 출혈 경쟁을 계속할 경우 출판계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이다. 특히 중소 서점들은 반값 할인, 당일 배송을 앞세운 대형 서점과 온라인 서점의 공세로 에 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한국출판문화협회에 따르면 2000년 3,459개이던 국내서점 수는 2009년 1,825개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간 ‘반값 할인’을 주도해온 G마켓이 이번 합의에 빠졌다. G마켓은 대대적인 할인에 힘입어 지난해 도서 부문에서 약 1,700억 원의 매출을 기록, 서점 업계 5위권으로 급부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G마켓측은 이날 “오픈마켓의 특성상 판매자들이 가격이 정하는 것이지 우리가 직접 가격을 결정할 수는 없다”며 이번 합의에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다 네이버가 연내 오픈마켓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공식화해놓은 상태여서 기존 서점들은 오픈마켓 발(發) 가격파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출판인회의에 따르면 이번 합의에는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 인터파크, 대교 리브로, 11번가 등 8개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이 참여했다. 한국출판인회의 유통위원장인 조재은 양철북 대표는 “과도한 할인 경쟁으로 업계가 공멸 위기에 처해 있어 책값 할인율을 제한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합의 내용을 지키지 않는 서점에 대한 제재 강도가 크지 않아 합의의 실효성이 불투명한데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담합 행위라는 지적도 제기될 수 있어 논란이 해소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