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옛 어른들 말씀에 “애들 크는 것만큼 무서운 건 없다”고 한다. 16일 개봉하는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포스터를 본 관객이라면 이를 실감할 수 있다. 즉, 부쩍 커 버린 해리 포터(다니엘 래드클리프)의 모습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질 정도다. 1편 영화가 선 보인지 3년. 똘망똘망한 눈매가 얇아지고 목소리가 굵어진 만큼 영화의 눈길은 신비로운 마법의 나라에서 사춘기 소년의 흔들리는 성장 과정으로 옮겨졌다. 어느덧 13살 사춘기 소년이 된 해리 포터. 방학을 마치고 호그와트 마법학교로 돌아가지만, 그곳엔 아즈카반 감옥을 탈출한 탈옥수 시리우스 블랙(게리 올드만)이 기다리고 있다. 그는 어둠의 마왕인 볼트모트를 해리의 부모가 있는 곳으로 이끌어 결국 부모를 죽게 만든 당사자. 여기에 아즈카반 감옥의 간수인 ‘디멘터’가 학생들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호그와트를 찾아와 해리를 공포로 몰아넣는다. 이제 해리는 자신의 용기와 마법의 힘, 친구들의 도움으로 이들 인물에 얽혀 있는 비밀을 풀어야만 한다. 분명 아이들은 달라졌다. 부쩍 큰 해리는 전편들과 달리 자신을 구박하는 이모 누이를 풍선으로 만들어 날려 버리고 단짝친구 헤르미온느 역시 자신을 괴롭히는 동료 말포이를 때려눕힌다. 하지만 정작 달라진 건 등장 인물들의 반항성이 아닌 험한 바깥세상으로부터 겪어야만 하는 성장통격인 풍파다. 영화 후반부 밝혀지는 해리 포터 부모의 죽음의 비밀은 마법의 새로운 에너지가 되고 루핀 교수나 시리우스 블랙의 이중적 심리상태는 오히려 인간의 진실된 면모에 가깝다. 판타지에 더해진 성장 스토리. 어색하진 않지만 마냥 즐기면서 보기엔 다소 무겁게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