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따른 석유판매대금수입에 힘입어 외환보유액이 급증하고 있는 러시아가 옛 소련 시절 진 빚을 갚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0일 알렉세이 쿠드린 러시아 재무장관이 석유판매대금 수입증가로 예산안정화기금이 풍부해짐에 따라 내년 파리클럽에 100억달러의 부채를 조기상환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한 소식통은 러시아가 과거 소비에트 시절 진 460억달러의 부채도 3년안에 모두 갚을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올들어 계속된 유가상승으로 중앙은행의 외환 및 금보유고가 1,216억달러로 사상최대를 기록하며 전세계 6위에 올랐다.
러시아의 올해 보유고는 지난 주 45억달러가 증가하며 지난 3일까지 56%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외환보유고는 홍콩을 앞질렀으며, 아시아를 제외한 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
막대한 대미 무역수지 흑자로 외환보유액을 늘려온 중국 등 아시아의 호랑이들과는 달리 러시아의 외환보유는 석유수출확대와 루블화 경쟁력 유지를 위한 중앙은행의 달러화 매입에 힘입은 것이다.
그러나 유동성이 늘어나면서 러시아의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고민거리다.
러시아는 올 물가상승률이 목표치 1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내년 목표치 8.5%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중앙은행의 강력한 시장개입에도 불구하고 루블화는 지난 두달간 달러화에 비해 4%나 올라 이번 주초 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