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ㆍ경기 지역 외국어고등학교들이 2010학년도 입시에서 특별전형 선발 인원을 크게 늘리고 일부 외고는 수학 과목에 과도한 가중치를 두는 등 사교육을 부추기는 전형을 여전히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3일 교육관련 시민단체인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에 따르면 서울ㆍ경기 지역 15개 외고의 특별전형 정원은 지난해 1,150명에서 올해 1,950명으로 69.5%나 증가했다. 이는 올해 서울ㆍ경기 지역 외고 전체 입학정원(5,140명)의 37.9%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별전형은 외국어 공인성적과 수학ㆍ과학 관련 경시ㆍ경연대회 수상실적 등을 토대로 선발하는 전형으로 이들 전형 요소는 사교육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혀왔다.
특별전형 정원 증가율이 가장 높은 학교는 대원외고로 지난해 13명에서 올해 108명으로 730%가 증가했다. 안양외고도 50명에서 300명으로 600% 늘렸다.
중학교 내신의 실질 반영률을 높인다는 원칙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외고들은 내신을 반영하지 않는 전형을 채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화외고는 정원(210명)의 31%인 65명, 안양외고는 정원(400명)의 23.5%인 94명을 내신 미반영 전형으로 뽑을 예정이다.
중학교 내신 반영시 과도하게 부여됐던 수학ㆍ과학 가중치는 점차 완화되고 있지만 경기 지역 외고의 경우 수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일반 과목의 4~5배에 이르는 등 여전히 높았다.
이밖에 영재교육원 이수자나 멘사(MENSA) 회원 등 외고 설립 목적에 부합하지 않거나 JLPT(일본어)ㆍHSK(중국어) 등 제2외국어 관련 공인인증시험 성적을 지원 자격 요건으로 내거는 등 사교육을 유발하는 특별전형이 여전히 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단체의 한 관계자는 "대입 경쟁에 유리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한 특별전형은 일반전형으로 통폐합해야 한다"면서 "어학 적성과 무관한 수학 과목에 대한 가중치 부여는 폐지하고 외고 설립 목적에 맞게 국어ㆍ영어 과목의 내신 실질반영률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