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여류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1882~1941)는 어린 시절 이복 오빠들로부터 성적 학대를 받았다. 어른이 된 뒤에도 그녀는 두통과 악몽에 시달렸고 창문에서 뛰어내리기도 했으며 엄청난 남성편력에 자유분방한 성생활을 즐겼다. 결혼 후에도 극심한 우울증과 신경과민은 계속됐고 남편에게 유서를 남긴 채 강물에 투신한다. 지금은 위대한 문호로 추앙받는 작가들이 쓴 작품의 이면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광기가 서려 있다. 프랑스의 추리 소설가 조르주 심농(1903~1989)은 집필의 영감을 얻기 위해 섹스에 빠져들었고 1만명의 여자와 관계를 맺었다. 마조히즘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레오폴드 리터 폰 자허-마조흐(1836~1895)는 책상 옆에서 아내로부터 채찍질을 당하며 글을 써 냈다. 이 같은 광인이 있는가 하면 기인도 많았다. 매일 16시간씩 글을 쓴 오노레 드 발자크는 한밤중에 수도사 옷을 걸치고 작업을 하는 동안 60잔의 커피를 마시기도 했다. ‘보봐리 부인’을 쓴 귀스타브 플로베르는 딱 맞는 단어 하나를 찾느라 3일 동안 방바닥에서 골머리를 앓았고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는 글을 쓰기 전 수시간 동안 두 팔을 휘저으며 뛰어다니면서 연극 장면들을 구상했다. 마약과 술에 중독된 보들레르, 낭비벽이 심한 뒤마, 권총 자살한 헤밍웨이, 여자 카사노바였던 상드, 편안한 삶을 마다하고 고독을 즐긴 비트겐슈타인 등. 문화 저술가인 저자는 서문에서 “작가 내지는 사상가가 되려는 사람은 일반적인 가치 척도로 볼 때 조금은 미쳤다고 할 수 밖에 없다”면서 “중국 속담에 ‘진리는 그 반대를 통해서만 이해 가능하다’는 말이 있는데 작가는 이러한 진리를 추구하고 형상화한다”고 소개한다. 책은 문학과 철학 분야에서 독보적인 업적을 남긴 인물 100여명의 특이한 면모를 사전 형식으로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