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가 이번주중에 결정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민은행ㆍ하나금융지주ㆍDBS(싱가포르개발은행)이 치열하게 막판 로비를 벌이고 있다. 인수제안서를 제출한후 귀국했던 잭슨 타이 DBS 회장이 다시 서울로 돌아와 론스타는 물론 언론과 접촉하며 자신들의 인수 필요성을 설득하고 나섰고, 국민ㆍ하나지주등 국내은행 실무관계자도 19일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출근, 상황 변화에 촉각을 곤두 세웠다. 한편 론스타측은 서울의 모처에서 세 후보군을 상대로 면밀한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후 싱가포르로 돌아갔던 잭슨 타이 DBS은행장은 16일 한국을 다시 방문, 론스타측과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외국계인 DBS는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중국ㆍ홍콩ㆍ동남아지역에서 소매금융 중심의 영업에서 한국을 거점으로 한 전세계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따. 한국을 다시 찾은 타이 행장은 “결과를 낙관한다”며 “이번 딜에서 DBS만이 유일하게 론스타로의 국부유출을 막을 수 있고 외환은행의 독자 경영을 보장할 수 있는 인수후보이다”고 말했다. 국내 후보기관들도 자신이 인수에 적격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인수자측을 설득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주사위가 던져진만큼 조바심을 낸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며 “이미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은 물론 운영계획까지 마련된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종렬 하나은행장은 “국내 투자기관이 하나금융지주를 파트너로 삼은 것은 가장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인수후보로 하나금융지주를 낙점한 것”이라며 “외환은행의 미래를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가 바로 하나금융지주”라고 말했다. 이 처럼 외환은행 인수 후보자들이 치열한 로비전을 불사하며 외환은행 인수에 열을 올리는 것은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국내 은행권의 판도변화는 물론 수익성확보면에서도 적지 않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후보자들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경우 자산규모를 기준으로 한 국내 은행권의 2~4위권 순위는 뒤바뀌거나 현재 리딩뱅크인 국민은행의 독주가 예상된다. 현재 자산을 기준으로 한 국내 은행권 순위는 국민은행(197조원), 신한금융지주(163조원), 우리금융지주(140조원), 하나금융지주(106조원)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산규모가 73조원에 달하는 외환은행을 국민은행이 인수할 경우 우리나라에도 자산이 300조원에 육박하는 리딩뱅크가 탄생하게 된다. 반면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에는 하나금융이 2위로 올라서고 신한ㆍ우리금융지주는 한계단씩 순위가 내려가게 된다. 게다가 영업력에서도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외환은행은 기업금융에 축적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영업력에선 국내은행 중 독보적이다. 그동안 소매금융 및 PB영업에 전념해 온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이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몸이 닳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와 함께 국내 317개, 해외 28개에 달하는 외환은행의 영업점도 인수후보자들에게는 큰 인수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관측통들은 오는 21일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가능성이 크며, 그후 곧바로 외환은행에 대한 현장 실사를 실시하고 론스타와 양해각서(MOU)를 맺은 뒤 가격 및 기타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하게 된다. 이후 론스타의 일정대로라면 이 협상은 4월말까지 완료돼 본 계약을 맺고, 5월말부터 6월 중순까지 인수대금 지급이 끝나 외환은행은 새주인을 맞게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