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배경·파장/야 장외투쟁·농성… 정국경색 가속

◎노동계 연대파업 등 경제위기 심화될듯/신한국선 대선겨냥 정권재창출 호기로내년 대선을 향한 세밑정국이 신한국당의 노동관계법과 안기부법의 「새벽 날치기」 처리로 급속히 경색되고 있다. 신한국당이 26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노동관계법과 안기부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기습처리한데 대해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이들 법안의 무효화 투쟁으로 맞서 정치권이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릴 전망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날 신한국당의 기습처리에 대해 경악을 표시하면서 각각 총재단회의를 개최한데 이어 양당 합동의총을 갖고 「원천무효화」 연대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3당합당 이후 24번째인 오늘 새벽 날치기 처리는 문민쿠데타로 현정부가 문민에서 독재로 U턴하는 분기점』이라며 『이번 날치기 처리는 원천무효이므로 자민련과 연대를 통해 강력한 무효화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양당은 또 당분간 본회의장 농성과 당3역과 부총재를 중심으로 공동대책기구를 구성하는 한편 대규모 집회를 통한 장외투쟁을 벌이겠다는 강경태도를 나타내고 있어 앞으로 정국은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파행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이번 연말정국 경색에 원인을 제공한 신한국당은 야당과의 정면충돌을 피하면서 근로자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조치로 주택구입 및 전세자금 융자기금을 현행 연간 1천억원에서 내년부터 2천억원으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근로자 지원책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신한국당이 노동법 개정안을 졸속으로 변칙 처리함에 따라 민주노총 등 노동계가 연대파업에 나서 위기에 처한 우리경제 여건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청와대」의 묵시적 압력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진 신한국당은 경제회생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노동관계법을, 북한의 잠수함 침투에 따른 국가안보를 위해 안기부법 개정안을 각각 처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더욱이 노동법 개정안 처리를 내년으로 미루면 주요 쟁점인 정리해고제 도입과 복수노조 허용, 대체근로제 도입을 둘러싸고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못할 경우 춘투에 따른 파장이 대선정국으로 이어져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평소 물리력을 동원하지 않겠다고 역설해 온 신한국당 이홍구 대표는 이번 기습 처리와 관련, 『우리당 선택이 옳았는지 야당 주장이 옳았는지는 내년 선거때 국민들이 선택할 것』이라며 『다만 정상적인 방법으로 처리하지 못해 참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결국 이번 노동법과 안기부법 개정문제는 정치권과 경제계 전반에 걸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이며 내년 대선 승패의 주요변수로 등장한 셈이다. 신한국당은 사용자편에 치우친 이번 선택을 통해 정권 재창출을 위한 호재로 이용할 것인데 반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를 계기로 야권공조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내년 대선때 다수 근로자에 대한 득표를 감안해 정부 여당을 집중 공략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황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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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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