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9일 한국을 찾는다. 지난해 11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지 9개월 만이다. 2007년 사무총장 취임 이후 4번째, 사무총장 연임이 확정된 이후 첫 국빈 방한이다.
8일 외교가에 따르면 반 총장의 이번 방한은 연임을 기원해준 우리 국민에게 감사함을 표시하고 앞으로 5년간 유엔의 발전방향과 비전을 설명ㆍ공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 총장이 이번 방한에서 접촉할 분야는 정계와 재계, 언론계, 외교가, 대학생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연임을 위해 각 분야에서 성원을 아끼지 않은 우리 사회 전반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한 차원으로 볼 수 있다.
반 총장은 우선 이명박 대통령과 만나 이 대통령과 국민 모두의 성원과 격려에 감사한다는 뜻을 전할 예정이다. 또 10일 오후 박희태 국회의장이 주최하는 오찬에 이어 국회 새천년개발목표(MDGs) 실무그룹 간담회에 참석한다.
재계 행사로는 11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조찬강연이 있다. 외교가에서는 월간 디플로머시(회장 임덕규)가 12일 오전 반 총장과 주한 외교사절단을 초청해 연임 축하 조찬회를 갖는다. 또 같은 날 외교부 직원들과의 대화와 사진촬영 시간을 가지며 유엔협회세계연맹 주최 만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언론계에서는 11일 오전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가 준비돼 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인천대에서 전국 중ㆍ고ㆍ대학생들을 상대로 특별강연을 한다.
반 총장은 앞서 10일 오전 11시 문화역서울284(구 서울역) 중앙홀에서 개최되는 ‘유엔 새천년개발목표를 위한 연합국제보도사진전’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방한에서 주목할 관전포인트는 유엔 산하기구들이 한국에서 개최하는 행사들이다. 반 총장은 10일 오전 SK 등 국내 200여 기업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유엔 글로벌 콤팩트가 주최하는 조찬에 참석한다.
글로벌 콤팩트는 1999년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의 제안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지지와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발족한 국제협약이다. 기업이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선진 기업문화를 우리 사회에 정착시키는 데 의미 있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또 같은 날 오전 세계 유수의 대학총장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는 유엔 아카데믹 임팩트 포럼도 주목할만하다. 이는 최근 개도국 지원이 단순히 물자 위주의 ‘하드웨어’ 지원이 아니라 교육 프로그램 등의 ‘소프트웨어’ 지원 중심으로 가는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11일 오후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제3회 세계모의유엔회의(Global Model UN ConferenceㆍGMUN)도 눈여겨볼 행사다. 세계 각국의 만 18~24세 대학생 500여명과 초청인사 100여명, 일반참가자, 내외신 기자단 등 총 1,2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 총장은 14일 고향인 충북 음성을 찾는다. 사무총장 취임 이후 2008년 7월과 2009년 8월에 이어 세번째 고향 방문이다. 사무총장 선출에 이어 연임 성공에 따른 또 다른 ‘금의환향’으로 볼 수 있다. 어린시절을 보낸 음성군 원남면 상당리 행치마을과 학창시절을 보낸 충주시를 잇따라 방문하는 일정을 잡고 있다.
반 총장은 이번 방한에 이어 오는 11월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내년 3월 핵안보정상회의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분기마다 한 번씩 고국을 찾게 되는 셈이다.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