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뮤지컬은 남자 배우가 중요하다?

■ 뮤지컬 사회학

최민우 지음, 이콘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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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주연상이 '시상식의 꽃'인 영화·드라마와 달리 뮤지컬에선 남우주연상이 하이라이트다. 주인공 여러 명이 번갈아가며 공연하는 뮤지컬 대부분도 남자 배우가 주인공이다. 살인마 잭, 모차르트, 지킬 앤 하이드, 삼총사, 잭더리퍼… 여자 주인공이 배역을 바꿔가며 연기를 하거나 여주인공이 극을 이끌어가는 작품도 보기 드물다. 뮤지컬에선 여배우보단 남배우의 주가가 더 높은 것이다. 왜일까. 답은 간단하다. 뮤지컬을 보는 주 관람층이 20~30대 여성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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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객석 1,000석 이상의 주요 극장에서 뮤지컬 한 편을 보려면 최소 돈 10만원은 내야 한다. 2000년대 초만 해도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국립극장 등 소위 '메이저'라 불리는 공연장 무대에 올랐던 뮤지컬들의 최고가는 대략 5만원 수준. 언제부터 뮤지컬 티켓은 '10만원은 기본'인 명품(?)이 되었을까. 2001년 선보인 '오페라의 유령'이 'R석 10만원' 테이프를 끊은 이후 뮤지컬 제작자들 사이에선 '두 번째 등급 좌석이 10만원인데 우리 작품이 그보단 낮아서는 안 되지'라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그때부터 '대형 뮤지컬 최고가=10만원 이상'이라는 암묵적인 기준이 생겨났다.

9년간 일간지 문화부 공연 담당 기자로 활동한 저자가 본인의 취재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뮤지컬 바닥"에 대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유명 작품의 텍스트 분석이 아닌, 뮤지컬 제작부터 유통,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을 살펴보며 그 속에서 발견되는 한국 뮤지컬의 특수성을 소개했다. 9년 내공이 담긴 다양한 사례와 탄탄한 통계는 뮤지컬 업계에서 유명했던 저자의 날카로운 시선(공연업계 관계자의 추천사만 봐도 저자의 날카로움이 어느 정도였는지 가늠할 수 있다)과 맛깔 나는 글솜씨를 만나 독자들의 이해력을 높였다. 외국에서 흥행에 성공한 뮤지컬이 한국에서는 왜 망했는지, 거대 팬덤을 등에 업은 아이돌 스타의 출연료는 얼마인지 등 뮤지컬 관객들이 평소 궁금해했을법한 질문에 대한 답들이 담겨 있다. 천편일률적인 비평서들과는 확실히 다른, 새로운 시각의 뮤지컬 서적이다./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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