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도 세일 상품이 넘쳐난다. 미분양아파트 할인판매, 오피스텔 재분양 할인판매, 일반중개업소의 급매 등은 물론이고 법원경매와 성업공사공매도 넓은 의미에서 「세일」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품목이 다양하면서도 일반인이 접근하기 쉬운 세일 시장은 성업공사 공매다.성업공사는 지난해말부터 부실채권정리기금 등으로 인수한 부동산을 대거 쏟아내고 있다. 성업공사가 98년 한해동안 떠 안은 부실채권은 33조원을 넘는다. 부실채권은 대부분 부동산이 담보돼 있어 채권인수는 부동산인수를 동반한다. 성업공사의 역할은 이같은 부동산을 어떻게든 처분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부동산 대(大)할인 판매」다. 구두가게나 옷가게에 붙어있는 「점포 정리, 떨이」의 내용이나 마찬가지다.
성업공사는 다양한 조건으로 세일을 한다. 감정가의 60%대의 매각 가격, 소유권이전 보장, 취득세·등록세 면제, 선납할인, 대금 완납전 사용 등은 모두 세일전략인 셈이다.
지난해 중반까지 성업공사 공매물건은 수요자들에게 외면당했다. 공매물건 가운데 투자가치가 있는 물건을 찾기가 매우 어려워 매각률이 3~4%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말부터 공매가 시작된 부실채권정리기금으로 인수한 부동산(인수자산) 5개 정리은행으로부터 인수한 부동산(고정자산) 등에는 알짜배기 부동산도 많이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두차례 실시된 인수자산 공매와 고정자산 공매에서는 50%를 넘는 사상 최고의 매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만큼 공매물건의 투자가치가 높아졌다는 얘기다.
법원경매와 비교할 때 성업공사 공매의 장점은 권리관계가 깨끗하고 소유권이전이 쉽다는 것이다. 소유권이전과 권리관계에 얽힌 문제를 성업공사가 해결해주므로 부동산에 문외한인 일반인도 쉽게 공매부동산을 사들일 수 있다.
◇어떤 종류의 공매에 참여할까=성업공사 공매에는 모두 4가지가 있다. 부실채권정리기금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인수한 인수자산 성업공사 자금으로 지난해 퇴출된 5개 정리은행으로부터 인수한 고정자산 금융기관 등이 성업공사에 매각을 위탁한 비업무용부동산 세금을 체납한 사람의 부동산을 세무서 등이 압류한 후 성업공사에 매각을 의뢰한 압류재산 등이 있다.
예전부터 성업공사가 다뤄온 부동산은 압류재산과 비업무용부동산이다. 이들은 성업공사가 소유권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각되며 법원경매에서도 안팔린 물건이 대부분이다. 값싸도 좋은 물건은 드물 수 밖에 없다.
수요자들은 인수자산과 고정자산에서 공매물건을 고르는 것이 좋다. 이들은 성업공사가 소유권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매각된다. 성업공사는 소유권을 갖고 있으므로 실제 팔릴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을 낮출 수 있다. 대체로 감정가의 60%선으로 실거래가와 비슷하거나 그 이하인 물건도 있다. 압류재산이나 비업무용부동산에 비해 투자할만한 부동산이 많을 수밖에 없다. 5개정리은행 인수부동산의 경우 시세보다 낮은 값에 매각하는 물건도 많다.
◇부동산 종류별 공매전략은=주택, 특히 아파트 수요자는 공매보다 법원경매 또는 일반매매를 통해 집을 장만하는 것이 낫다. 주택은 주로 인수자산이나 비업무용부동산에 포함돼있다. 이들은 법원경매를 거치므로 알짜배기 물건은 성업공사 공매 이전인 법원경매에서 대부분 팔린다. 공매를 통해 집을 사려면 인수자산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사무실이나 상가, 목좋은 빌딩 1층 공간을 원하는 수요자는 고정자산에서 부동산을 찾아보자. 고정자산은 5개정리은행이 점포로 쓰던 곳이 많이 포함돼 있다. 은행점포는 대체로 입지여건이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공장의 경우 인수자산에 많이 포함돼 있다.
◇성업공사 공매 예정 및 문의=26일 세번째 부실채권정리기금 인수부동산 공매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3층 공매장에서 실시된다. 인수자산 공매는 매달 한차례, 비업무용재산 공매는 3주에 한번 실시하며 고정자산(5개정리은행 인수부동산)공매는 올 연말까지 2~3차례 실시될 예정으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상담전용전화(02-3420-5425)를 이용하거나 컴퓨터통신(GO SUNGUP), 인터넷(KAMCO.OR.KR) 등을 통해서 공매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은우 기자 LIBRA@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