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9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은 생산과 소비는 완만한 회복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설비투자는 부진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8.31 부동산종합대책의 여파와 국제유가 고공행진 등의 영향으로 9월의 투자 지표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경기회복의 선순환 구조의 정착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투자 활성화를 유도하는 가시적인 조치가 필요하고 지적했다.
◇ 설비투자 회복 기미 없다 투자의 종합적인 지표인 `설비투자추계'의 증가율은 지난 7월에 4.2%였으나 8월에는 -0.9%로 돌아섰다.
설비투자추계 증가율은 올해 1월 16.0%, 2월 -3.5%, 3월 1.6%, 4월 -0.2%, 5월7.7%, 6월 -3.1%, 7월 4.2% 등이었다.
이는 생산과 소비가 완만한 회복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비해 투자는 여전히 부진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김광섭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7월에는 반도체 장비의 수입물량이 늘었으나 8월에는 줄어들면서 설비투자추계가 감소세로 돌아섰다"면서 "속단하기 어렵지만 8.31대책의 영향 등으로 9월 투자지표도 낙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더욱이 공공발주 국내건설기성은 8월에 9.5%가 줄어 작년 12월의 -10.3% 이후최대의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는 정부가 경기회복을 위해 상반기에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을 집중한데따른 현상으로 연말까지 투자에 대한 공공분야의 기여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기계수주는 17.6%가 늘었으나 공공분야인 전력업.공공운수업 등에서 화력터빈.
전기기관차 등의 발주가 늘었기 때문이다.
민간 제조업 분야의 기계수주 증가율은 4.2%에 머물러 전월의 16.1%에 비해 둔화됐다.
◇ 생산과 소비는 회복기조 유지 생산의 증가율이 둔화됐으나 이는 현대자동차가 8월25일부터 9월8일까지 파업을한데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인다.
자동차를 제외한 생산지수의 증가율은 8월에 6.0%로 전월의 5.7%보다 조금 높은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자동차 생산은 7월에 작년동월 대비 20.8%의 증가율을 나타냈으나 8월에는 현대차 파업으로 -0.1%로 돌아서면서 생산지수 증가율을 1.8%포인트 깎아내렸다는 것이통계청의 설명이다.
기아차가 8월25일부터 9월8일까지 파업을 했기 때문에 9월에도 생산증가율이 높게 나오기는 함들 것으로 보인다.
소비재 판매는 6.0%가 늘어나 전월의 4.8%에 비해 증가율이 높아졌으나 이는 작년 8월의 증가율이 -2.7%였던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추석이 작년에는 9월말에 있었으나 올해는 중순께였다는 점도 소비재판매 증가율 상승요인중 하나로 통계청은 꼽았다.
이런 계절적 요인을 감안한 소비재판매 계절조정치는 전월보다 1.0%가 줄어들어지난 1월의 -1.5%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소비분야에 대해서는 비관할 필요는 없지만 낙관할 수도 없음을 보여주고있다.
◇전문가들 "8.31대책 여파 우려" 전문가들은 8.31대책의 여파로 소비가 위축되고 투자가 더욱 부진해질 가능성을우려했다.
김철주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장은 "자동차 파업 효과를 제외하면 생산은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소비 부문도 회복세가 다소 빨라지는 등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8.31대책에 따른 건설경기 둔화와 투자 부진의 가능성을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내구재 소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등 민간소비는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투자 부진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고유가와 부동산대책 여파 등의 변수가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 박사는 "경기가 선순환적인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가 살아나야 한다"며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가시적인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최근의 지표들은 우리 경제가 회복기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만 투자 부진 등으로 인해 본격적인 경기회복은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이 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