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지적장애인 골프와 장벽 허물기


승마가 장애인들에게 좋다는 다큐멘터리가 방송돼 장애인 승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적이 있다. 당시에는 승마가 장애인에 맞지 않는 고급 스포츠라고 지적하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혼자서 이동하지 못하는 장애인들이 휠체어를 버리고 말의 다리를 통해 이동의 자유를 누리고 느낀다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소개되자 사람들은 아무도 그 말을 하지 않게 됐다.

최근 지적장애인들을 위한 대규모 골프대회가 열렸다. 역시 이를 보고 우려하는 시각이 있었다. 지적장애인에게 왜 하필 골프냐, 후원을 모아 고급 스포츠인 골프가 아닌 다른 것을 하게 하면 좋지 않겠느냐고…. 이러한 질문 자체가 바로 장애인을 향해 우리가 쳐놓는 '사회적 장벽'이라고 말하고 싶다.


골프가 지적장애인이나 발달장애인의 신체적,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사례를 알리고 학술적인 연구를 하는 일 등은 비장애인들에게 이해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여러 문화ㆍ스포츠를 선택하는 데 있어 장애가 되는 사회적 장벽을 모든 영역에서 해소시켜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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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일부 부유한 계층의 스포츠라는 인식이 있고 지적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보다 훨씬 자본주의체제와 멀리 떨어져 있어 이 둘의 조화가 쉽게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지적장애인들에게 골프는 부의 상징이 아니다. 단지 그들은 골프를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기에 골프를 좋아하는 것뿐이다. 마치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 말 등에서 자유를 느끼듯이 말이다.

지적장애 아이들을 아는 사람은 안다. 그 아이들은 싫어하는 일에 절대로 서너 시간씩 몰두할 수 없다는 것을. 그런 그들이 골프가 좋아 하루 종일 집중하고 그 시간을 통해 가정과 시설의 울타리를 넘어 스스로 사회적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사회복지의 관점에서 우리 사회는 이제 막 지적장애인들에게 쳐놓았던 장벽을 조금씩 허물고 그들과 더불어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단계다. 그러나 그간 그들에게 쳐놓은 사회적 장벽이 아직 너무 많다. 비장애인들이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은 지적장애인도 원한다면 모두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지적장애인들에게도 해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도와주는 것이 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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