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5대 지정학적 리스크는 '이란의 핵개발,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의 권력변화, 이라크 내전 향방, 미국과 파키스탄의 관계악화, 러시아 대선의 영향'등을 꼽을 수 있다. 이 가운데 우리 일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최근 이란을 둘러싼 국제 상황이다. 산유국인 이란의 핵개발과 이에 대한 제재조치 움직임은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이어졌고,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에 큰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최근에는 서민들이 주로 쓰는 액화석유가스(LPG)가격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정부에 유류세 인하 등 정책적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국제유가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공급부족과 각종 재해로 인한 원유생산 차질, 원유선물시장의 투기적 자금유입 증가 등으로 오를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글로벌 경기위축으로 석유수요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도 있지만 상승세를 거스를 정도는 아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연평균 105달러에서 올해는 10%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맞춰 최근 유류세 인하에 대한 목소리가 높지만 이는 단기적 대책에 불과하다. 정부의 세수목표가 전년에 정해진 상황에서 세금인하는 결국 다른 세금의 인상이나 정부사업의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석연료 위주의 에너지 포트폴리오의 재편이 필요하다. 최근 미국은 셰일가스, 셰일오일에 대한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대체에너지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 역시 화석연료 위주에서 벗어나 천연가스 등에 대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태양광ㆍ풍력ㆍ조력 등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정부의 노력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특히 태양광의 경우 글로벌시장을 선도했던 유럽이 재정위기로 정책적 지원이 주춤할 때 선제적인 대응이 있다면 향후 큰 성장을 거둘 것으로 여겨진다.
이를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한 기술개발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산업기반 확충과 함께 세제혜택도 주어진다면 기업들의 사기도 올라가고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제까지 중동 지역의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나 외부 요인 때문에 우리 살림살이가 힘들어지는 상황이 계속돼야 할까. 우리 아이들에게 맑은 하늘과 우리 기술의 에너지를 남겨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