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시민단체에 거는 기대

최근 일부 시민단체에서 내부적으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월에도 경실련을 비롯한 4개 시민단체가 자기혁신과 신뢰회복을 위해 사회적 책임 운동을 펼치기로 결의한 모습을 보았다. 높아진 영향력에 비해 사회의 기대 수준에 부응하는 활동과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에 따른 것으로 매우 바람직스럽게 생각한다. 시민단체들은 지난 80년대 후반 시민운동이 본격화하면서 급격히 늘어나 현재 5,000여개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초창기에는 시민의 높은 지지를 바탕으로 정치개혁과 경제정의ㆍ인권ㆍ환경 등 사회 전분야에 걸쳐 시민의 권리증진에 기여하며 적지않은 성과를 냈다. 사회 부조리를 줄이고 무분별한 개발과 예산 낭비를 막는데도 시민단체의 활약이 컸음을 많은 시민들은 인정한다. 그러나 요즘은 지지기반 감소와 신뢰도 하락 등 과거와 다른 평가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사회기관 중 시민단체의 신뢰도가 2003년과 2004년 1위에서 2005년에는 5위로 떨어진 것이 이를 나타낸다. 이처럼 시민의 지지가 예전보다 못해진 것은 주장이나 활동이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객관적 평가가 결여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시위나 주요 국책사업 저지, 미군기지 이전 반대 등과 같은 민생과 무관한 정치ㆍ이념적인 주장은 대다수 시민들로부터 공감을 얻기 어렵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인권이나 환경ㆍ복지 등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에 더 관심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또한 정경유착시대의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없는지, 무한경쟁에서 기업이 처한 현실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부족하지 않은지 살펴보았으면 한다. 글로벌화와 민주화가 크게 진전된 상황에서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반영하려면 종래의 독선적이고 비타협적인 활동방식보다는 좀더 유연하고 공감을 얻는 내용과 접근방식으로 전환해가야 한다. 특히 기업과 시민단체의 관계가 대립과 갈등에서 생산적 협력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므로 기업과의 파트너십 구축에도 힘써야 한다. 미국의 환경단체인 EDF가 맥도널드 및 페덱스와 협력해 포장지 재활용이나 친환경 트럭을 공동으로 개발한 것은 기업과 시민단체가 상생하고 있는 모범사례 중 하나다. 이제 하나의 큰 축으로 자리잡은 시민단체가 각 영역에서 우리나라를 좀더 발전적ㆍ생산적으로 끌고 가기 위한 또 다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며, 특히 국가경제발전에 핵을 담당하는 기업의 사기진작을 위해 기업사랑 캠페인도 경제계와 함께 전개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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