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비과세 혜택을 앞세우며 야심 차게 출발한 재형저축펀드의 순유입액이 출시 1년도 채 되지 않아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약 92억원이었던 월 단위 재형펀드 순유입액은 지난달 40억원으로 감소했다. 4월부터 매달 감소하던 순유입액은 10월에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11월부터 또다시 감소세로 반전되며 올해 초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재형펀드는 연소득이 5,000만원 이하인 근로소득자나 3,500만원 이하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15.4%의 이자소득세를 면제해주는 상품으로 지난해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7년 이상 유지해야 비과세가 적용되는데다 다른 장기펀드와 비교했을 때 운용전략 간에 큰 차이가 없어 인기가 수그러들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68개 상품 중 '한국밸류10년투자재형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353억원)'을 제외하면 모든 펀드의 설정액이 50억원 미만이라 청산 대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설정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상품은 21개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자금유입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입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라며 "재형펀드가 비과세 혜택이 있기는 하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 이미 국내 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가 적용되고 있어 절세 매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다만 펀드에서 유출되는 금액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펀드를 해지하면 기존 세제혜택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은옥 동부증권 연구원은 "이미 재형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가입조건과 세제혜택이 투자 조건에 부응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해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